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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96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피프티 피플(개정판)>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제목처럼 50명(정확히는 51명이지만 ‘피프티원 피플’은 딱 떨어지지 않아서 좀 그러니까)이 등장하는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각 장(章)이 (대체로) 등장인물 한 명의 이름이고, 그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각자 다른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인 단편소설이 50편쯤 이어진다고 생각해도 좋다. 그 등장인물들은 서로 연결돼 있어서 여기에서 주인공이었던 인물이 저기에서 지나가는 말로 짧게 언급되기도 한다. 이렇게 각각 인물들에게 연결고리가 있다는 게 좋았다.이 인물들이 가진 공통점은 이 소설의 주요 무대인 한 병원과 인연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 병원에서 일하고, 어떤 이들은 이 병원에 환자로 방문했다. 마지막에 그 병원과 관련된 일화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들이 어.. 2026. 7. 3.
[책 감상/책 추천] 백영옥, <스타일> [책 감상/책 추천] 백영옥, 2008년 당시 무려 1억이나 되는 원고료를 주는 ‘제 4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고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 나는 이제서야 읽었다. 신기한 게, 이 책의 공식적인 전자책은 없는 것 같은데(알라딘 같은 온라인 서점에서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나는 서울시 전자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판매는 안 되는데 전자도서관에서 이용은 가능하다니 너무너무 신기한 것… 라는 패션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그 당시 트렌디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인 이서정은 잡지사에서 8년간 일하면서 두 번이나 관뒀지만, 또 다시 돌아왔다. 지금 그녀는 ‘닥터 레스토랑’이라는 익명의 레스토랑 평론가의 정체가 누구인지 파헤쳐야 하면서 동시에 요즘 잘나가는 여배우 정시연의 특집 기사도 성공.. 2026. 6. 22.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재인, 재욱, 재훈> [책 감상/책 추천] 정세랑, 정세랑 작가의 2014년 노벨라(중편 소설). 이게 12년이나 됐구나. 이 소설은 2021년에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독자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나는 (전자) 도서관에서 빌려 본 거라서 그냥 처음 출간됐을 때의 그 단순한 표지를 가진 판본으로 봤다. 제목은 주인공 삼남매의 이름들이다. 이 세 명은 각자 나름대로 사소한 초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첫째 장녀 재인의 능력은 손톱이 엄청 단단해지는 것이다. 재인은 화학 물질을 가지고 연구하는 연구원이라 손톱이 계속 부러지고 벗겨지고는 했는데 말이다. 중동 국가로 파견 근무를 가게 된 둘째 재욱은 설계와 실제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잘못 시공되었을 때의 위험이 클수록 시야가 붉어지는 초능력을 갖게 된다. 이는 위험을 감.. 2026. 6. 19.
[책 감상/책 추천] 이종산, 조시현, 현호정, 한정현, 박문영, 박서련, 정수읠, <내 인생이 알고 보니 내 인생이 아님> [책 감상/책 추천] 이종산, 조시현, 현호정, 한정현, 박문영, 박서련, 정수읠, 현재 유행이라는(아니면 벌써 한물갔나?) 판타지 웹소설의 ‘회빙환’, 즉 회귀•빙의•환생이라는 세 가지 소재를 키워드로 삼은 앤솔러지. 일곱 작가가 참여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지막 두 작품만 빼고는 그냥 그렇다. 첫 번째 작품, 이종산 작가의 가 이 앤솔러지에서 제일 최악이다. 그냥 “‘맨헤라(’정신 건강’을 뜻하는 영단어 ’mental health’를 일본식으로 읽고 줄인 것.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 친구가 나에게 집착한다”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내용을 길게 늘인 것에 불과하다. 딱히 단편소설적인 즐거움도 없고, 깨달음이나 무엇도 없고, 그냥 작가가 맨헤라 캐릭터를 쓰고 싶었던 게 아.. 2026. 6. 17.
[책 감상/책 추천] 구병모, <로렘 입숨의 책> [책 감상/책 추천] 구병모, 로렘 입숨이 뭔지는 알았는데(인쇄, 출판, 디자인 업계에서 레이아웃과 디자인과 비주얼적인 부분을 위해 채워넣는 의미 없는 텍스트) ‘로렘 입숨의 책’은 뭔가 했다. 알고 보니 내가 읽은 정세랑 작가의 처럼, 구병모 작가가 쓴 짧은 엽편 소설들을 묶은 책이었다(출판사 측에서는 이를 ‘미니 픽션’이라고 소개했다). 각 작품은 200자 원고지 50장 내외로, 총 열세 편이 실려 있다. 는 발음이 똑같은 ‘화장(火葬)’과 ‘화장(花葬)’을 이용한 말장난에 기반했다. 어떤 도시 사람들은 태어난 아기에게 ‘나노 시드’를 주입하는데, 이 사람이 한평생 이 씨앗을 몸에 지니고 살다가 죽고 난 후 남은 이 씨앗을 심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이 피기도.. 2026. 6. 15.
[책 감상/책 추천] 구병모, <네 이웃의 식탁> [책 감상/책 추천] 구병모, 아마 로 가장 잘 알려진 구병모 작가의 이 소설은 내가 처음으로 접한 그의 작품이다. 보다 한참 전에 로 이름을 알린 이 작가의 작품을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 처음엔 이름만 보고 남자 작가인 줄 알았는데, 이는 ‘곽두팔’풍의 필명일 뿐이고 여자 작가분이시라고. 안-심. 나는 이 소설을 국내 매체가 아닌 뉴욕타임스의 리뷰를 통해 알게 됐는데(놀랍게도 이 리뷰는 의 작가인 마리 헐린-버티노가 썼다!), 처음엔 ‘이게 벌써 번역이 되어 해외에 알려졌다고? 얼마나 좋기에?’라는 생각이었다. 의 영어판 제목은 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꿈미래실험공동주택’은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공동주택으로, 최소한 아이 셋을 낳을 것을 약속한 젊은 부부들만 받는 곳이다. 이곳에 입주한 네 부부는.. 2026.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