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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172

[책 감상/책 추천] 듀나 외 8인, <악인의 서사> [책 감상/책 추천] 듀나 외 8인, 최근, 트위터에서 시작해 인터넷에 널리 퍼진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라는 말과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런 논의를 이어가고자 이 책은 악인에게 서사를 주는 것에 관한 여러 작가들의 생각을 담고 있다. 소설가부터 시작해 평론가, 편집자, 연구자, 번역가, 웹소설 작가들 등 다양한 분야의 저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나눴다. 소재 역시 한국 소설 속 살인자들, 나르시시스트, 범죄 논픽션, 서부극, 마녀, 모녀 서사, 웹소설, 악당 등으로, 각각이 아주 색달라서 무척 흥미를 끈다. 다만, 이 책의 독자를 도대체 누구로 상정하고 썼는지, 읽기 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장벽이자 실망스러운 점이다. 책 소개에서 이미 ‘지금껏 악인의 서사에 관한 논쟁이 소셜미디.. 2023. 9. 13.
[책 감상/책 추천] 에밀리 헨리, <우리의 열 번째 여름> [책 감상/책 추천] 에밀리 헨리, ⚠️ 아래 독서 후기는 에밀리 헨리가 쓴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남사친이면 나는 남사친 없어.’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수십 번도 더 한 생각이다. 에밀리 헨리는 내가 예전에 읽고 후기를 쓴 의 작가인데, 이 책 역시 내가 좋아하는 북튜버에게 추천받은 것이다. 리디 셀렉트에 올라와 있기에 읽어야지 하다가 드디어 마음을 내서 읽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신성한 우정을 기만하는 자들의 이야기라니! 차분하게 이야기해 보자. 일단 기본 줄거리는 이렇다. 파피는 이라는 여행 잡지에 다니며 고급스러운 여행기를 써내는 여행 작가인데, 그녀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남자 사람 친구’ 알렉스와 매년 여름 여행을 가곤 했다. 알렉스로 말할 것 같으면, 파피와 같.. 2023. 9. 8.
[책 감상/책 추천] 권진영, <부부의 영수증> [책 감상/책 추천] 권진영, ‘확증 편향’은 이미 본인이 가진 신념과 비슷한, 또는 그것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취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내가 이 책을 읽는 과정이 바로 그러했다. 은 시골에서 (도시에서 살 때보다) 더 적은 돈을 쓰며 더 여유롭게 살고 싶었던 저자 부부가 남해에서 살면서 겪은 경험을 영수증 형태로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 부부는 일단 남해에서 폐교를 임대에 살다가 1년간 임대해 주는 ‘귀농인의 집’으로 옮겨갔고, 그다음에는 아예 남해에 집을 한 채 샀으며, 게스트하우스와 보틀샵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나는 단연코 ‘도시 사람’이다. 내가 얼마나 바쁘고, 문화와 익명성이 보장된 도시를 사랑하느냐면, 호주에 왔을 때 ‘교외(suburb)’라는 개념에 익숙해지는 데 꽤 시간이 걸렸을 정도다. 슈퍼.. 2023. 9. 4.
[월말 결산] 2023년 8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3년 8월에 읽은 책들 2023년 8월에 읽은 책들 2023년 8월에 읽은 책들은 총 11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곽미성, ⭐️⭐️⭐️⭐️ 대학부터 프랑스에서 다니고 직장 생활까지 한 저자가 이번에는 이탈리아어를 배우는 데 도전했다. 이탈리아어를 프랑스어로 배운다니, 제2외국어를 무려 두 개나 배우다니 대단하다고 감탄하며 읽었다. 저자는 이탈리아어 수업에 등록하는 왕초보 시절부터 시작해 일단 수업 한 학기를 끝내고 두 번째 학기를 들으며, 볼로냐에 2주간 어학 연수까지 다녀온다. 언어를 배우.. 2023. 9. 1.
[책 감상/책 추천] 양다솔, <아무튼, 친구> [책 감상/책 추천] 양다솔, 케일린 셰이퍼는 에서 이렇게 썼다.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 여성들이 이 말을 하는 건 보통 짜릿한 저녁시간을 보내고 헤어질 때다. 저녁을 함께 먹었을 수도 있고, 콘서트에 갔을 수도 있고, 칵테일 바에 갔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음날 피곤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늦은 시간까지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 비밀 얘기를 속삭였을 수도 있고, 서로 의외의 칭찬을 해줬을 수도 있고, 어쩌면 두 가지를 모두 했을 수도 있다. 혹은 춤을 췄을 수도 있고 기쁨의 포옹을 했을 수도 있다. 술기운에 들떴을 수도 있고 서로에 대한 애정을 새삼 느끼고 환희에 휩싸였을 수도 있다. 나의 절친한 친구 루시와 나는 브루클린에 사는데 두 집 사이가 몇 블록밖에 되지 않는다. 둘이 함께 저녁시간을 보내고 .. 2023. 8. 25.
[책 감상/책 추천] 김아미, <온라인의 우리 아이들> [책 감상/책 추천] 김아미,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싶다,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단연코 단 한 번도 해 본 적 없고, 앞으로 그럴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이 내가 아이들에게 무정하다거나 잔인하다는 뜻은 아니다. 아이는 아이니까 잘못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아이들이야말로 이 사회의 최약자이인데 이들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가 대체로 인간에 대한 태도를 보여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강자에게 친절한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진짜 약자에게 다정하고 친절해야지. 그런 의미에서 을 읽었다. 우리 사회는 온라인상의 아이들을 어떻게 대할까, 요즘 아이들은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어떤 경험하는지 알고 싶었다. 주변에 아는 어린 친구가 없어서 책으로 접하는 게 .. 2023.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