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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172

[책 감상/책 추천] 제시 싱걸, <손쉬운 해결책> [책 감상/책 추천] 제시 싱걸, 자존감, ‘그릿’, ‘넛지’, 파워 포즈 등의 개념은 너무나 유명해서 이제 그 개념을 처음 주창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한 번쯤은 다 들어 봤을 것이다. 우리 삶의 문제를 한순간에 해결해 줄 것 같은 이 개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을 실제로 개선시켜 주지 못한다. 왜 그럴까? 애초에 이것들이 광고하는 만큼의 충분한 과학적 기반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문가들뿐 아니라 많은 대중을 매혹시켰고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한 심리학 연구들을 여덟 가지 선정해 그것이 왜 광고만큼 효과가 없는지를 낱낱이 밝힌다. 나는 뭐만 하면 자존감을 운운하는 인터넷 상담글이나 ‘그릿’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주장, ‘파워 포즈’를 취하면 자신감이 상승한다는 TED 강연 등을 애초에.. 2023. 8. 21.
[책 감상/책 추천] 카라타치 하지메, <저는 왼손잡이도 AB형도 아니지만> [책 감상/책 추천] 카라타치 하지메, 어릴 적부터 ‘남자가 되고 싶다’라고 바라 온 한 일본인 일러스트레이터의 솔직한 이야기. 종이책 기준 140쪽밖에 되지 않는 짧은 만화이지만 저자가 왜 남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지를, 그리고 오랜 숙고 끝에 자신은 남자가 되고 싶었다기보다는 ‘남자 아니면 여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는 것을 어떻게 깨달았는지를 담담히 잘 풀어냈다. 저자는 이렇게 썼다. “여성인 건 숨기고 싶다. 남성으로 보이면 기쁘다. 그럼 ‘나는 남자다’라고 확언할 수 있을까? 남자가 되면 해결될까? 이것이 ‘좋아! 돈 모아서 남자(완전체)가 되자!’를 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신체 성별에 위화감을 느끼며 자라왔기에 수술을 했는데, 막상 수술하고 나니 신체 성별을.. 2023. 8. 18.
[책 감상/책 추천] 신견식, <콩글리시 찬가> [책 감상/책 추천] 신견식, “두 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영어로 ‘bilingual’, 세 개의 언어를 구사하면 ‘trilingual’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 개의 언어를 하는 사람은? ‘American!’”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오늘 소개할 이 책의 저자는 무려 15개의 언어를 해독할 수 있는 ‘언어 괴물’이라고 한다. 그는 흔히 ‘잘못된 영어’, ‘틀린 영어’라고 여겨지는 ‘콩글리시(’Korean+English’, 즉 한국식 영어 조어)‘를 변호한다. 저자는 콩글리시는 바로잡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의 문화유산이며 수많은 언어와 뿌리를 함께한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배운 언어학적 토막 상식이 많은데, 몇 개를 소개해 보자면 이렇다. 귀여운 애완동물로 인기가 많은.. 2023. 8. 16.
[책 감상/책 추천] 레슬리 컨, <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 [책 감상/책 추천] 레슬리 컨, 올해 초, 새해를 맞이해서 내가 평소에 잘 접하지 않거나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읽어 보고자 조성익 건축가의 을 읽고 후기를 쓴 적이 있다. 저자가 셰어하우스를 설계하고 후배 디자이너로 하여금 그 집에서 직접 살아보게 하며 불편한 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을 짚은, 교양 인문학 수준의 책이었는데 그걸 읽으면서 이런 궁금증이 일었다. ‘여성을 위한, 또는 여성이 만든 건축물은 어떻게 다를까?’ 그래서 관련 서적을 찾아 읽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고, 마침내 이 책을 발견했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 그리고 표지에 ‘처음 만나는 페미니스트 지리학’이라는 부제가 쓰여 있다. 아니, 이렇게 흥미로운 걸 어떻게 읽지 않을 수가 있어요! 읽고 나니 역시 내가 에서 접한 내용은 새.. 2023. 8. 14.
[책 감상/책 추천] 송동화, <산부인과툰> [책 감상/책 추천] 송동화, 실제 산부인과 의사인 저자가 그리고 쓴 웹툰 ‘산부인과툰’의 단행본 버전. 이 책을 밀리의 서재에서 만나기 전까지는 이런 만화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최근에 내가 인터넷에서 본 짤(’지적 장애 여성과 산부인과 썰’)이 여기에서 나온 거였다. 아무래도 산부인과 의사가 직접 그리는 거다 보니까 거짓 없는, 루머 아닌 진짜 의학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장점이고, 그림체도 아기자기 귀여워서 보는 맛이 있다. 박장대소까지는 아니더라도 밈을 활용하는 센스가 있어서 소소하게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얻은 최고로 유용하고 삶에서 직접적으로 와닿는 의학 정보라면, 30대 전후로 생리량이 급격히 준다는 것. 10대 때처럼 생리를 많이 하면.. 2023. 8. 11.
[책 감상/책 추천] 곽미성,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 [책 감상/책 추천] 곽미성, 피자, 온갖 종류의 파스타, 가우디, 딘 마틴이 부르는 ‘That’s Amore’, 소피아 로렌, 그리고 특히 그녀가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1964)… 내가 ‘이탈리아’라는 나라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것들이다. 이 책의 저자는 19살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정착해 살아 오다가, 오랫동안 동경해 오던 이탈리아어를 배우기 시작한 한국인이다. 한국인이 이탈리아어를 프랑스어로 배운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모 아이돌이 앞으로 데뷔할 보이 그룹의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어를 담당할 멤버의 후보로 오디션을 통과해 한국에 왔더니, 예상과 달리 중국어를 하나도 몰라서 강남역 학원에 다니며 중국어를 배웠다는 이야기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있지 않은가. 저자는 이탈리아에 여행을 갔을 때 이.. 2023.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