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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172

[책 감상/책 추천] 시몬 스톨조프, <워킹 데드 해방일지> [책 감상/책 추천] 시몬 스톨조프, ‘퇴사 욕구와 인정 욕구 사이에서 좀비화한 요즘 직장인을 위한 일 철학’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일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만들지 말라’라 할 수 있겠다. 이거야말로 내가 늘 말하고자 했던 거다. 이 책의 제일 첫 페이지라 할 수 있는 저자 소개에는 저자의 이름보다 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우리가 더 적게 일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 중심주의’라는 뜻의 신조어 ‘워키즘(workism)’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이 열정을 가진 일을 해야만 삶 또는 그 일이 행복하고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버리자는 것이다. 이 생각에 늘 공감해 왔던 나는 이 책에서 저자가 짚어내는 .. 2023. 12. 6.
[월말 결산]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은 총 10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이진송, ⭐️⭐️⭐️⭐️ 요즘 TV 프로그램 위주의 미디어 비평서. 이렇게 쓰면 딱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어렵거나 난해하지 않고 완전 재미있다. 그냥 깔깔 웃고 잊어버릴 수 있는 TV 프로그램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긴말할 것 없이 추천!! 금정연, ⭐️⭐️⭐️ 이미 우리의 언어 생활에 스며든 유행어나 신조어들을 소재로 삼은 에세이. 각 단어가 무엇.. 2023. 12. 1.
[책 감상/책 추천] 최원진, <리얼 간호사 월드> [책 감상/책 추천] 최원진, 아마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실, 간호사 비자가 그리는 병원 만화. 이미 유명한 인스타툰이라 내가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듯. 나는 의료진은 전혀 아니지만, 경험상 병원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진상이 될 수 있는지 조금은 알고 있다. 사실 이건 굳이 병원이 아니라도, 서비스직을 체험해 본 분이라면 누구나 알고 또 공감할 듯. 진짜 서비스직을 하다 보면 인류애가 사라지는데 이 만화 에세이는 그런 일화들로 가득하다. 쪼오끔 감동적이고 희망적인 에피소드도 몇 편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간호사의 고충에 대해 토로하므로 마음 단단히 먹고 시작하시라. 개인적으로 내가 최고로 공감한 부분은 이렇다. ‘열심히 일하다가 / 문득 모니터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 화들짝 놀람 / ‘.. 2023. 11. 24.
[책 감상/책 추천] 은는이가, <난생처음 시골살이: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어> [책 감상/책 추천] 은는이가, 나는 시골살이에 판타지나 로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계속 이런 책을 읽는가. 아마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렇지, 역시 도시에서 사는 게 최고야!’라는 내 생각이 옳다는 걸 확인받고 증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시골, 자연, 영화 류의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전혀 선호하지 않는 내가 그런 생활에 관한 책을 읽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나는 몰랐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은는이가’라는, 나름대로 꽤 잘 알려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였다. 그랬구나… 역시 유행에 느리고 관심도 없는 나는 사람… 어쨌거나 저자는 시골에서 ‘내 집’을 ‘직접 지어’ 살아 보기를 원했고, 결국 그 꿈을 이룬다. 직접 집을 짓는 과정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설명이나 묘사는 없다. 물론 직.. 2023. 11. 22.
[책 감상/책 추천] 리베카 리, <편집 만세> [책 감상/책 추천] 리베카 리, 작가가 글을 쓰고, 편집자가 이를 받아 교열을 보고, 각주를 달고, 색인을 만들고, 번역을 하고, 표지와 커버, 텍스트 디자인을 결정하고 인쇄해서 세상에 내놓은 후, 절판되기까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거의 모든 단계를 다룬 에세이이다. 저자는 무려 펭귄 출판사의 편집장. 나처럼 교열과 문법, 문장 부호, 철자까지 꼼꼼히 따져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린 트러스의 이후로 이런 책을 계속 찾아 왔을 것이다. 왜냐하면 제가 그랬거든요. 변태처럼 들리겠지만 진짜로 그런 거 너무 재밌다고요! 여러분이 ‘엔 대시(n dash; ‘-’ 이렇게 짧은 대시)’나 ‘엠 대시(m dash; ‘—’ 이렇게 긴 대시)’를 구분해서 쓰고, 말 줄임표(ellipsis, ‘…’)를 표시하는 자기만.. 2023. 11. 20.
[책 감상/책 추천] 이훤, <아무튼, 당근마켓> [책 감상/책 추천] 이훤,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작은 TMI 하나: 나는 여태껏 ‘당근마켓’을 써 본 적이 없다. 지역 기반 중고 매매 앱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때부터 나는 해외에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국에 잠시 들렀을 때 이 앱 또는 ‘번개장터’를 써 보려 했으나, 살 만한 물건을 찾을 수 없었기에 단 한 번도 실제로 사용해 본 적은 없다. 그래서 나는 이훤의 을 통해 간접 체험을 시도했다. 이 책을 알라딘에서 처음 접했을 때 시인이자 사진가인 ‘이훤 작가’가 도대체 누구지 했는데, 읽다 보니 누군지 알게 되었다. 바로 이슬아 작가의 남편분이었다! 글을 읽는데 흔하지 않는 ‘모부’라는 표현과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은 익숙한 이름 ‘복희 씨’가 등장해 ‘혹시…?’ 했는데 정말이었다. 이슬아 .. 2023.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