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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70

[책 감상/책 추천] 데이비드 그레이버, <불쉿 잡> [책 감상/책 추천] 데이비드 그레이버, 제목의 ‘불쉿 잡’은 의미가 없고,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일자리를 말한다. 저자는 2013년, ‘어떤 직감’에 기초한 짧은 글 한 편을 썼다. 그 직감이란, ‘존재 가치가 없는 직업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을 빌려 보자면 이렇다. 그 글은 어떤 직감에 기초한 글이었다. 다들 익히 알겠지만, 외부인이 보기에는 별로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은 일자리가 있다. 인사관리 컨설턴트,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 홍보 조사원, 금융 전략가, 기업 법무팀 변호사, 또는 불필요한 위원회의 문제를 처리할 직원 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을 일상 업무로 하는(학계에서 활동하다 보면 이런 일에 아주 익숙해진다.) 사람들의 일자리가 그런 부류에 속한다. 그런 일.. 2024. 1. 10.
[책 감상/책 추천] 조나 레러, <지루하면 죽는다> [책 감상/책 추천] 조나 레러, 인간이 왜 미스터리가 담긴 콘텐츠를 좋아하는지를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설명해 주는 논픽션. 나중에 다시 말하겠지만 미리 밝혀 두자면, 저자의 목표는 ‘왜 인간이 미스터리를 좋아하는가’, 또는 ‘미스터리를 품은 콘텐츠가 왜 사람의 마음을 끌 수밖에 없는가’에 관한 통찰을 전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미스터리가 담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지’가 아니다. 미스터리를 담은 책이나 영화 등의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제1장 ‘미스터리 전략 1 - 예측 오류의 짜릿함 선사하기’에서 저자는 한 실험을 통해 ‘인간은 질서(=익숙함)가 있는 참신함’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인간은 깜짝 반전과 긴장감을 .. 2024. 1. 8.
[월말 결산] 2023년 12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3년 12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2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2월에 읽은 책들은 총 8권. 정지섭, ⭐️⭐️⭐️ 실제로 맘카페를 운영해 온 저자가 밝힌 맘카페라는 세계. 그곳은 별천지도 아니고, 마녀들의 소굴도 아니다. 흥미롭긴 했지만 저자 본인이 ‘모성(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금 아쉬운 책. 이소연, ⭐️⭐️⭐️⭐️ 5년간 새 옷을 사지 않은 저자는 ‘패스트 패션’, 아니 ‘패션’ 산업 전체 뒤에 숨겨진 환경 오염과 인권 유린의 진실을 밝히며 독자로 하여금 끝없는 소비를 멈추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줄이기를 호소한다. 새 옷을 사는 일을 줄이기 위해 실제로 적용 가능한 팁들도 책 후반에 공유되므로 한번 읽어 보고 실천하면 참 좋을 듯.. 2024. 1. 3.
[책 감상/책 추천] 김보영, 김성일, 김인정, 김철곤, 전삼혜, <엔딩 보게 해 주세요> [책 감상/책 추천] 김보영, 김성일, 김인정, 김철곤, 전삼혜, ⚠️ 아래 책 후기는 김보영, 김성일, 김인정, 김철곤, 전삼혜의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개발해 본 경험이 있는 작가들이 쓴 게임 단편 소설 모음집. 총 다섯 편이 실려 있는데 여러 종류의 게임 형태를 보여 준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소설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흥미로웠고, 나머지 네 편은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편씩 조금씩 더 자세히 얘기해 본다면, 일단 김보영 작가의 는 저예산으로 게임을 만드는데, 이 소설 속 게임은 AR(Augmented Reality), 즉 증강현실을 사용한다. 포켓몬고를 생각하면 쉽다. 허공에서 게임 속 인물이 등장해 움직이고, 소리가 들리며, 플레이어는 주어진 선택지 내에서 행.. 2023. 12. 22.
[책 감상/책 추천] 이민지, <언니네 교회도 그래요?> [책 감상/책 추천] 이민지, 글을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확실하게 해 둘 것 하나: 나는 무교이고, 정확히는 무신론자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로 하여금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유도하고 영감을 주는 것들은, 그게 종교이든 초자연적인 존재이든 다 긍정하는 편이다. 내가 실제로 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신의 존재를 믿으며 어떤 긍정적인 가치, 예를 들어 친절함이나 다른 고통받는 존재에 대한 연민, 정의(正義) 등을 실천하려고 실제로 애쓰게 된다면, 나는 그들을 지지한다. 사실 나는 어릴 적에 부모님의 강권으로 교회에 나가곤 했는데, 지금 기억나는 것은 점심시간 때쯤 여성 신도들이 지하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준비한다는 점이나 그 식당에 국수가 자주 나왔다는 점 정도이다. 사랑.. 2023. 12. 20.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여기에서 ‘나쁘다’는 선악의 개념이 아니라 무언가를 잘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번역을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완벽하지 않은 페미니스트’, ‘나아가는 중인 페미니스트’ 정도로 했으면 이해가 쉬웠을 텐데)’라고 칭하는 마당에, 왜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는가.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가져온 것 같은, 동명의 꼭지에서 이렇게 썼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남편’ ‘좋은 남자친구’의 역할을 하려는 남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라이프 스타일에서 페미니즘적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도 종종 목격한다. 그러나 나는 남성들이 추구하는 성평등이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성평등은 ‘이쯤이면 됐잖아’ 식의 현상 유지를 위한 .. 2023.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