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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구달, <읽는 개 좋아>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이 세상 사람들을 아주 간단하게 두 가지로 분류하자면 이렇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강아지, 고양이, 토끼 등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나는 따지자면 후자에 속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하게도, 우리 집에는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금붕어는 조금 키워 봤지만 그렇게 애착을 가질 정도는 아니었고, 소동물은 딱 한 번, 동네 새끼 고양이가 어미를 잃은 듯해 사흘 정도 집에서 보호해 준 게 전부다. 다시 말해, 나는 어릴 적에 동물과 집 안에서 부대끼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어른이 되고 훨씬 나중에 구남친이 키우던 고양이와 어울리기가 참 어색하고 어려웠다. 오늘 소개할 이 책의 장르를 정의하자면 ‘반려견’ .. 2023. 7. 19.
[책 감상/책 추천] 주한나, <아무튼, 정리> [책 감상/책 추천] 주한나, 정리나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살림을 제법 잘하는 이들은 물론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일주일에 최소 한 번 화장실을 청소하는 일, 최소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 청소기를 돌리는 일, 그리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불이나 지난 계절 옷을 정리해 넣는 일 등등을 ‘좋아서’ 하는 사람은 지극히 적을 것이다. 본업이 있다면, 그리고 혼자 사는 1인 가족이라면 살림을 잘하고 좋아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저자는 성인이 되어 ADHD 진단을 받았다. 이십대엔 저자가 성장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삼십대엔 영국에서, 사십대엔 미국에서. 상담 치료를 받은 적도 없고, 지난 3, 4년을 제외하면 약도 거의 먹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십대의 본인에 비하면 지금은 그럭저.. 2023. 7. 17.
[책 감상/책 추천] 그레천 매컬러, <인터넷 때문에> [책 감상/책 추천] 그레천 매컬러, 어떤 언어든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런데 우리가 언어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할 때 기술의 변화를 그 이유를 꼽는 일은 적은 것 같다. 실제로 기술의 발전이 언어의 사용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말이다. 이 책, 그레천 매컬러의 는 인터넷이 언어, 특히 영어에 끼친 영향을 다각도에서 조명한다. 이미 화요일 글(’나이 든 사람들이 말줄임표(‘…’)를 쓰는 건 전 세계적인 현상?‘)을 통해 이 책이 보여 주는 여러 통찰 중 한 가지는 보여 드렸으니, 다른 분야를 좀 더 소개하고자 한다. 아주 흥미로운 주제가 많이 다루어지는데, 인터넷에서의 글쓰기 스타일(강조, 비아냥거리기, 고함 지르기, 늘여 쓰기 등), 이모지, 밈 등등, 언어학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은 맛있는 음식을 잔뜩 차.. 2023. 7. 14.
[책 감상/책 추천] 이노우에 도모스케, <이 회사 더는 못 다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둘 수 없는 당신에게> [책 감상/책 추천] 이노우에 도모스케, 최근 한 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직장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2년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일을 하며 느끼는 스트레스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스트레스도 웬만한 수준이어야 견디지, 그게 일정 수준을 넘어갔다간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일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삶의 질이 낮아진다는 걸 느껴 보지 않은 직장인이 있을까?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일을 쉽게 관두기도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사 더는 못 다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둘 수 없는 당신에게’이라는 이 책 제목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산업전문의로서 이런 이들에게 위로와 조언을 제공하기 위해 이.. 2023. 7. 12.
[책 감상/책 추천] 이은조, <게임의 사회학> [책 감상/책 추천] 이은조, 게임은 환상(여기에 공상이나 상상 등 비슷한 의미의 다른 단어를 집어넣어도 좋다)에 기반한 것이지만, 그것을 만들고 플레이하는 사람은 인간이기에 게임은 인간의 모습을 닮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거래할 때도 사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싸게, 파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비싸게 팔고 싶어 한다. 어떤 새로운 맵이나 던전이 공개되면 누구보다 빨리 달려가 정복하고 싶어 하고, 자신의 분신과도 다름없는 캐릭터는 예쁘고 멋지게 꾸미고 싶어 한다. 당연하다, 그게 인간이니까. 이 책은 게임 플레이어들이 게임 속에서 어떻게 활동을 하고, 그게 얼마나 현실의 삶에 가까운지, 게임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사회가 있어서 그것을 ‘연구’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그래서 제목도 ‘게임의 사.. 2023. 7. 10.
[책 감상/책 추천] 김겨울 외 21인, <싫어하는 음식: 아니요, 그건 빼주세요> [책 감상/책 추천] 김겨울 외 21인, 나이가 들수록 세상살이에 관해 하나둘씩 더 배우게 된다. 그중 하나는, 어차피 세상에서 내가 온전히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는 것. 부모자식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요, 누구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누가 나를 좋아해 주는 것은 더더욱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한 일이 의지와 다르게 굴러가 잘 안 되거나 아예 망하기도 한다. 그런 세상에서 내가 웬만큼 내 의지대로 고를 수 있는 것은 식사 메뉴 정도다. 그러니까 내가 싫어하는 것은 먹지 않겠다는 게 그렇게 큰 욕심이나 사치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의 저자 22인도 이 점에 동의해서 각자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이라는 주제로 한 편씩 글을 써서 이.. 2023.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