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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이지향, <세계관 만드는 법> [책 감상/책 추천] 이지향, 장르 소설 전문 프로덕션인 ‘안전 가옥’에서 수석 PD로 일하는 저자가 작가들의 세계관 구성을 돕기 위해 쓴 책이다. 간단하게 세계관은 무엇인가 정의하고, 세계관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짜인 세계관을 단순히 한 작품(예컨대 웹툰이나 소설)에서 이용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양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으로, 다시 말해 영화화라든지 연극화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이미 세계관이란 말은 익숙하겠지만 그래도 한번 정의를 내리고 시작하자면 이렇다. 서문에서 말했듯, 이 책에서 다루는 ‘세계관’이란 현실 세계와는 다른 사건·요소로 만들어진 ‘가상 세계’(fictional un.. 2023. 7. 26.
[책 감상/책 추천] 조경숙, <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조경숙, 나는 정보 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을 전공한 여성으로서, IT 업계에 여성이 얼마나 적은 비율을 차지하는지, IT 업계가 얼마나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를 안다. 그래서 이런 주제의 책을 찾을 수 있다면 되도록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 책을 밀리의 서재에서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내가 리뷰를 쓴 적 있는) 를 쓰기도 한 여성 개발진 조경숙은 IT 업계에서 소수자에 속하는 입장에서 테크 업계를 바라본다. 테크, 즉 기술이라 하면 만인에게 공평하고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기술은 그렇게까지 공평하지 않다. 아니, 정확히는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이 그렇지 못하다. 그 기술을 사용해 얻고 싶은 무언가가 있기.. 2023. 7. 24.
[책 감상/책 추천] 김경일, 김태훈, 이윤형, <이그노벨상 읽어 드립니다> [책 감상/책 추천] 김경일, 김태훈, 이윤형, 이그노벨상은 과학계에서 괴짜스러운 연구에 주는 상이다. 마크 에이브러햄스의 《이그노벨상 이야기》라는 책에서는 이 상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더할 나위 없이 바보 같거나 시사하는 바가 많은 무언가를 해낸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 이러한 업적들 중에는 소름 끼치게 바보 같은 것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것들은 바보스러울 만큼 훌륭하고 심지어 중요한 것으로 판명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 책은 이그노벨상을 받은 흥미로운 연구를 살펴보는, 사피엔스 스튜디오의 유튜브 콘텐츠 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취향에 따라 동영상을 선호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텍스트가 더 편해서 그냥 책을 읽었다. 292쪽만 읽으면 되는데 84분씩이나 볼 필요가 뭐가 있담? 진행자들/저자들이 소개하.. 2023. 7. 21.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읽는 개 좋아>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이 세상 사람들을 아주 간단하게 두 가지로 분류하자면 이렇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강아지, 고양이, 토끼 등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나는 따지자면 후자에 속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하게도, 우리 집에는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금붕어는 조금 키워 봤지만 그렇게 애착을 가질 정도는 아니었고, 소동물은 딱 한 번, 동네 새끼 고양이가 어미를 잃은 듯해 사흘 정도 집에서 보호해 준 게 전부다. 다시 말해, 나는 어릴 적에 동물과 집 안에서 부대끼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어른이 되고 훨씬 나중에 구남친이 키우던 고양이와 어울리기가 참 어색하고 어려웠다. 오늘 소개할 이 책의 장르를 정의하자면 ‘반려견’ .. 2023. 7. 19.
[책 감상/책 추천] 주한나, <아무튼, 정리> [책 감상/책 추천] 주한나, 정리나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살림을 제법 잘하는 이들은 물론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일주일에 최소 한 번 화장실을 청소하는 일, 최소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 청소기를 돌리는 일, 그리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불이나 지난 계절 옷을 정리해 넣는 일 등등을 ‘좋아서’ 하는 사람은 지극히 적을 것이다. 본업이 있다면, 그리고 혼자 사는 1인 가족이라면 살림을 잘하고 좋아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저자는 성인이 되어 ADHD 진단을 받았다. 이십대엔 저자가 성장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삼십대엔 영국에서, 사십대엔 미국에서. 상담 치료를 받은 적도 없고, 지난 3, 4년을 제외하면 약도 거의 먹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십대의 본인에 비하면 지금은 그럭저.. 2023. 7. 17.
[책 감상/책 추천] 그레천 매컬러, <인터넷 때문에> [책 감상/책 추천] 그레천 매컬러, 어떤 언어든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런데 우리가 언어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할 때 기술의 변화를 그 이유를 꼽는 일은 적은 것 같다. 실제로 기술의 발전이 언어의 사용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말이다. 이 책, 그레천 매컬러의 는 인터넷이 언어, 특히 영어에 끼친 영향을 다각도에서 조명한다. 이미 화요일 글(’나이 든 사람들이 말줄임표(‘…’)를 쓰는 건 전 세계적인 현상?‘)을 통해 이 책이 보여 주는 여러 통찰 중 한 가지는 보여 드렸으니, 다른 분야를 좀 더 소개하고자 한다. 아주 흥미로운 주제가 많이 다루어지는데, 인터넷에서의 글쓰기 스타일(강조, 비아냥거리기, 고함 지르기, 늘여 쓰기 등), 이모지, 밈 등등, 언어학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은 맛있는 음식을 잔뜩 차.. 2023.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