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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171

[책 감상/책 추천] 주쓰, <내일은 갓생> [책 감상/책 추천] 주쓰, ‘다운타운믹스주쓰’ 월드의 캐릭터들이 중독에서 벗어나려 ‘수요일의 중독자 치료 모임’에 모여 서로 각자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각 캐릭터가 한 명씩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일 중독, 인터넷 쇼핑 중독, 포토 카드 수집 중독 등 현대인이 하나씩 가지고 있거나 최소한 공감할 만한 중독 이야기다. 어떤 이야기는 슬프기도 하고(’먼지’의 중독은 우울증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다소 고어하기도 하며(빵 반죽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피어싱을 한 핫도그 이야기), 어떤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해피 엔딩으로 끝나기도 한다. 그래도 여기 모인 이들의 꿈은 하나다. 내일은 ‘갓생’을 사는 것. 뭐 돈을 많이 벌고, 효율.. 2023. 6. 30.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차별의 언어는 곳곳에 숨어 있다. 예컨대, 우리는 극장이나 예를 갖춘 자리에서 ‘신사 숙녀 여러분’이라고 말하지, ‘숙녀 신사 여러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신사’들이 ‘숙녀’들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우선시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의례적인 표현을 살짝 비튼 제목의 단편 소설집, 은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차별을 지적하는데, 단순히 그냥 보여 주는 게 아니라 유쾌하게 반전시켜 보여 준다. 예컨대 는 자신이 불륜한 이야기를 미화시켜 소설로 써먹은 한 소설가 모리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그는 젊은 시절 아내를 놔두고 기미코라는 여자와 불륜을 했다. 그 배경이 된 호텔은 이제 30년이 지나 노인과 손주들이 놀러오는 곳으로 탈바꿈했지만, 이 소설가는 불륜하는 사람들 특유의.. 2023. 6. 28.
[책 감상/책 추천] 쌍딸, <우리 인생 정상 영업합니다> [책 감상/책 추천] 쌍딸, 이 책의 제목만 들어도 생각나는 짤이 있으실 것이다. 바로 이거. 이 웃기고 슬픈 에세이의 저자는 야구 팬으로서, 살다 보면 끝내기 실책 같은 상황이 온다는 것, 그리고 그럴 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그 순간을 견디고 계속 플레이하는 것밖에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 이해에 기반한 저자의 유머러스한 공감은 아주 개운하고 유쾌하다. (내가 마셔 본 적은 없지만) 야구장에서 야구 게임을 직관하며 치킨과 곁들여 마시는 맥주 같은 느낌이랄까? 웃길 때는 확실히 웃긴데 또 진지할 때는 무척 진지하기도 하다. 이분은 원래 트위터를 하시고 또 포스타입에서 야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시던 분인데, 그게 유명해져서 첫 번째 책 를 냈다고 한다. 이번 는 두 번째 . 순전히.. 2023. 6. 26.
[책 감상/책 추천] 김용언 외 7인,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책 감상/책 추천] 김용언 외 7인, 나는 독서를 좋아하고, 목록도 좋아한다. 그래서 ‘대학생/직장인/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100권’ 같은 책 추천 목록을 보면 개중에 내가 몇 권이나 읽었는지, 무엇을 더 읽어야 하는지 세어 보곤 한다. 목록을 채우면 짜릿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추천되는 고전 문학, 또는 ‘수준 높은’ 문학을 읽으면 나의 교양과 가치까지 덩달아 상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하지만 그런 나도 절대 안 읽는 책들이 몇 권 있으니,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같은 류의 책들이다. 한마디로, 여성 혐오가 짙게 배어 있어 무슨 수를 써도 ‘흐린 눈’을 하고 그 안에 있는 다른 ‘좋은’ 다른 점을 찾기가 힘든 책들을 말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책들을 다시 읽으며 진.. 2023. 6. 23.
[책 감상/책 추천] 박윤진,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책 감상/책 추천] 박윤진,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잠깐 간단한 질문 하나. 여러분이 독자로서 서평을 쓰기 제일 어려운 책은 무엇인가요? 의미가 너무 깊고 오묘해서 내가 감히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 책? 줄거리가 형편없는 책? 개인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냥 그래서 딱히 좋은 점도, 그렇게 비판할 거리도 없는 책’이다. 나에게 어떤 의미로든 생각할 거리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책에 관해 이렇다 할 의견을 형성하지 못하는 책이 내겐 서평을 쓰기 제일 어렵다. 반대로, 엄청 마음에 들거나 엄청 마음에 안 드는 책은 서평을 쓰기 무척 쉽다. 어떤 의미로든 내가 강렬하게 느끼는 바를 털어놓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서평을 쓰기 쉬운 책이다.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 2023. 6. 21.
[책 감상/책 추천] 나이토 요시히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2가지 심리실험 - 욕망과 경제편> [책 감상/책 추천] 나이토 요시히토, 간단하게 간식 먹는 느낌으로 가볍게 심리학의 맛을 볼 수 있는 교양 심리학 서적. 이 시리즈를 몇 권 읽었는데 괜찮게 본 기억이 있어서 이것도 밀리의 서재에서 다운 받아 읽었다. 몇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머릿속에서 ‘나이듦’과 관련된 사고가 활성화하면 인간은 신체적으로 그에 비례해 늙어간다. 따라서 젊음을 유지하고 싶다면 나이를 깨끗이 잊고 생각하지 않도록 습관을 들이고 노력해야 한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 앤디 마틴즈(Andy Martens) 교수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노인 사진 두 장과 젊은이 사진 두 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본 사진 속 사람에 대해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도록 요청했다. 즉, 늙음이나 젊음에.. 2023.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