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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556

[책 감상/책 추천] 김지윤,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책 감상/책 추천] 김지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던 적이 없는 삶을 살아온 세대는 어떻게 화면에 ‘중독’되었는지를 밝히려는 포부를 가졌으나, 이를 적절히 설명하지 못한 책이다. 보통 내 책 리뷰는 책을 간단히 요약하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별로라고 표현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점을 빼놓고 에둘러 말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대놓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제목은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인데 본문 내용을 보면 ‘아이들’에게 집중돼 있지 않다. ‘아이들’이라고 하면 대체로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고등학생 나이대를 떠올리지 않나? 그런데 본문에서 드는 통계라든지, 일례라든지, 저자가 개인적으로 만나서 사담을 나.. 2024. 4. 19.
[책 감상/책 추천] 홍락훈,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드래곤 역시> [책 감상/책 추천] 홍락훈, X(구 트위터)에서 답글 타래와 인용 형식으로 연재된 SF 및 판타지 소설. 추천의 글과 출판사 둘 다 ‘초단편집’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각 작품이 초단편이라고 할 만큼 짧기 때문이다. 각 초단편은 대체로 인물 간의 대화로 구성돼 있는데, 놀랍게도 구어체 대화만으로도 사건이 진행되는 걸 볼 수 있다. 또한 수록된 초단편들은 앞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물론 일부러 그렇게 순서를 정해 편집했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 SF를 한 스푼 섞은 느낌의 배경도 있고, 판타지가 기반인데 의외로 현대적인 설정도 있다. 판타지 왕국의 세금징수원들이 ‘K-공무원’스러운 노력으로 최대한 많은 세금을, 공정하게 징수하려 노력하기도 하고, 다른 차원과 행성간 이동이 가능해진 시대에서 .. 2024. 4. 17.
[책 감상/책 추천] 이수연, <좋은 문장 표현에서 문장부호까지!> [책 감상/책 추천] 이수연,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담당자로 18년째 일하는 저자가 올바른 국어 문법﹒어휘﹒표현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한때 나도 업무상 국립국어원 사전과 온라인가나다를 즐겨찾기 해 놓고 영업일엔 매일매일 들러 봤던 터라 반가웠다. 나는 어쩌면 이분에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았을지도? 책은 표현, 문장 구조, 문장부호, 그리고 높임 표현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개인적으로 제일 도움이 된 건 표현을 다루는 1장이었고, 다른 책에서 잘 다루지 않는 문장부호를 짚어 준 3장도 아주 좋았다. 덕분에 국어를 제대로 배웠다. 책 소개 겸 많은 이들이 몰라서 잘못 쓰고 있었을 국어 표현 몇 가지를 바로잡고 싶다. 예컨대, ‘다양한’은 부정 문맥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양한 색깔’, ‘다양한 상.. 2024. 4. 15.
[책 감상/책 추천] 강착원반(지은이), 사토(그림), <데드미트 패러독스> [책 감상/책 추천] 강착원반(지은이), 사토(그림), 좀비는 인간인가? 그렇다면 좀비는 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답을 제공하는 만화. 본편 와 단편 를 합쳐서 총 260쪽밖에 안 되는데, 적은 분량에도 꽤 흡인력 있게, 독자를 잘 몰입시키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올랜드 왕국은 원인 불명으로 죽은 지 30일 이내에 되살아난 이들을 좀비라고 부른다. 이들은 잠도 자지 않고 식사도 하지 않기 때문에 값싼 노동력으로 여겨지고 차별받는다. 변호사 ‘골드’는 좀비인 동생 ‘실버’와 함께, 릴리 아르테미아라는 (이제 막 좀비가 된) 여성이 자신의 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그녀를 돕는다. 이야기가 짧으니까 조금만 더 이야기했다가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시놉시스는 이 정도로만.. 2024. 4. 12.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버터> [책 감상/책 추천] 유즈키 아사코,   2009년,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꽃뱀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100kg이 넘는 고도 비만의 몸매에 수수한 얼굴을 가진 키지마 카나에는 요리 실력과 가정적인 이미지를 이용해 스무 명의 남자와 사귀면서 남자들에게 돈을 받아내고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서는 결국 3명에 대한 살인이 인정되었고, 사형이 확정되었다(읽어 볼 만한 기사). 현재 복역 중인 카지마는 놀랍게도 구치소 안에서 연애도 했고 결혼도 했다(이 점은 이 책을 번역한 권남희 씨의 에세이 에도 언급되고, 이 책의 역자 후기에도 실려 있다). 일본의 소설가 유즈키 아사코는 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라는 이 소설을 썼다. 실제 인물인 키지마 카나에는 이 소설에서 ‘가지이 마나코’라는 이름으로 새 .. 2024. 4. 10.
[책 감상/책 추천] 이창욱, <한입에 쓱싹 편의점 과학> [책 감상/책 추천] 이창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해서, 그곳에서 파는 식품과 제품들에 담긴 과학을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 주는 책.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 읽고 나서 보니 ‘청소년’ 분류에 속해 있었다… 음, 내 과학 지식이 그 정도인 거 인정. 저자가 기자라 그런지 정말 글을 쉽고 재미있게 잘 쓴다. 이 정도면 청소년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예컨대, 이 인용문을 보시라. 과학적으로 봤을 때 삼각김밥을 맛있게 만드는 법은 따뜻한 라면 국물에 찍어 먹는 것이다! 그런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알파 녹말)을 그냥 놔두면, 녹말 사슬 사이의 물 분자가 빠져나가며 딱딱하고 맛없는 식은 밥(베타 녹말)으로 변합니다. 호화와 반대로 알파 녹말이 베타 녹말로 변하는 현상을 밥의 ‘노화’라 하는.. 2024.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