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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491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여기에서 ‘나쁘다’는 선악의 개념이 아니라 무언가를 잘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번역을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완벽하지 않은 페미니스트’, ‘나아가는 중인 페미니스트’ 정도로 했으면 이해가 쉬웠을 텐데)’라고 칭하는 마당에, 왜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는가.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가져온 것 같은, 동명의 꼭지에서 이렇게 썼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남편’ ‘좋은 남자친구’의 역할을 하려는 남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라이프 스타일에서 페미니즘적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도 종종 목격한다. 그러나 나는 남성들이 추구하는 성평등이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성평등은 ‘이쯤이면 됐잖아’ 식의 현상 유지를 위한 .. 2023. 12. 15.
[책 감상/책 추천] 이소연,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이소연, ‘제곧내’. 저자는 더욱더 심각해져 가는 환경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2018년부터 옷을 사지 않기로 결정하고, 옷이 필요하다면 오직 중고 의류만 구입해 오고 있다. 이것은 그가 어떻게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에서 벗어났는지에 관한 에세이이자, 그리고 패션이 어떻게 지구와 노동자(특히 여성)들을 착취하는지에 관한 논픽션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고, 심지어 누군가는 ‘인생 영화’라고도 하는 영화 (2006)를 나는 사실 별로 안 좋아했는데, 내가 애초에 패션이란 걸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기에 미란다(메릴 스트립 분)를 비롯한 패션계 인물들이 못마땅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옷이 개인의 마음 및 태도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은 나도 인정하.. 2023. 12. 13.
[책 감상/책 추천] 정지섭, <맘카페라는 세계> [책 감상/책 추천] 정지섭, 5년 넘게 맘카페의 운영진으로 활동해 오고 있는 저자가 자신이 본 ‘맘카페’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이 책을 알라딘에서 알게 되자마자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밀리의 서재에서 서비스된다는 걸 알았을 때는 당장 다운로드 받았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에 대해 뭐라고 써야 할지 고민된다. 일단, 실제로 맘카페의 운영진인 여성이 자신의 언어로 맘카페의 낱낱을 살펴보는 글을 썼다는 점은 무척 고취적이다. 1부터 7부까지, 주제도 잘 나뉘어 있고, 맘카페의 정치성까지 다루었다는 점도 무척 높이 살 만하다. 또한 “오랜 세월 여성은 약자의 위치에 있었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 이는 여자가 순해야 한다는 사회적 강제, 여성스러움의 덕목을 여성 자신이 내재화한 영향으로 볼 .. 2023. 12. 8.
[책 감상/책 추천] 시몬 스톨조프, <워킹 데드 해방일지> [책 감상/책 추천] 시몬 스톨조프, ‘퇴사 욕구와 인정 욕구 사이에서 좀비화한 요즘 직장인을 위한 일 철학’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일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만들지 말라’라 할 수 있겠다. 이거야말로 내가 늘 말하고자 했던 거다. 이 책의 제일 첫 페이지라 할 수 있는 저자 소개에는 저자의 이름보다 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우리가 더 적게 일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 중심주의’라는 뜻의 신조어 ‘워키즘(workism)’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이 열정을 가진 일을 해야만 삶 또는 그 일이 행복하고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버리자는 것이다. 이 생각에 늘 공감해 왔던 나는 이 책에서 저자가 짚어내는 .. 2023. 12. 6.
[월말 결산]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 2023년 11월에 읽은 책들은 총 10권. ⚠️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이진송, ⭐️⭐️⭐️⭐️ 요즘 TV 프로그램 위주의 미디어 비평서. 이렇게 쓰면 딱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어렵거나 난해하지 않고 완전 재미있다. 그냥 깔깔 웃고 잊어버릴 수 있는 TV 프로그램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긴말할 것 없이 추천!! 금정연, ⭐️⭐️⭐️ 이미 우리의 언어 생활에 스며든 유행어나 신조어들을 소재로 삼은 에세이. 각 단어가 무엇.. 2023. 12. 1.
[책 감상/책 추천] 최원진, <리얼 간호사 월드> [책 감상/책 추천] 최원진, 아마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실, 간호사 비자가 그리는 병원 만화. 이미 유명한 인스타툰이라 내가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듯. 나는 의료진은 전혀 아니지만, 경험상 병원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진상이 될 수 있는지 조금은 알고 있다. 사실 이건 굳이 병원이 아니라도, 서비스직을 체험해 본 분이라면 누구나 알고 또 공감할 듯. 진짜 서비스직을 하다 보면 인류애가 사라지는데 이 만화 에세이는 그런 일화들로 가득하다. 쪼오끔 감동적이고 희망적인 에피소드도 몇 편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간호사의 고충에 대해 토로하므로 마음 단단히 먹고 시작하시라. 개인적으로 내가 최고로 공감한 부분은 이렇다. ‘열심히 일하다가 / 문득 모니터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 화들짝 놀람 / ‘.. 2023.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