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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635

[책 감상/책 추천] 대니얼 키스, <앨저넌에게 꽃을> [책 감상/책 추천] 대니얼 키스, 와, 이거 감동 소설이라고 했던 사람 누구냐. 이렇게 대실망쇼인 책도 오랜만이다. 내 친구가 이거 읽고 끝에 울었다고 하면서 나에게 선물로 이걸 주길래 읽어 봤는데... 친구가 준 게 아니었다면 정말 내가 평생 이걸 읽을 일은 없었을 텐데... 내용은 간략하다. 7세의 지능을 가진 지능 발달 장애인 찰리는 지능을 높여 주는 수술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되고 나서 다시 지능이 재빠르게 상승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능이 퇴화하게 된다. 그간 일어나는 일들이 찰리의 '경과 보고서' 형태로 묘사돼 있다. 책이 생각할 거리를 주는 건 있다. 지능과 인성은 무슨 관계일까? 지능이 낮으면 찰리가 그랬던 것처럼, 남이 자신에게 해꼬지를 해도 그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웃는 낯으로 대하.. 2021. 3. 1.
[책 감상/책 추천] 마쓰오 다이코, <옷장은 터질 것 같은데 입을 옷이 없어!> [책 감상/책 추천] 마쓰오 다이코, 저자는 패션을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친구의 한마디를 계기로 100일간 옷을 사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그 경험과 이로 인해 얻은 경험을 정리한 책이 바로 이것이다. 저자는 어느 날, 자신의 첫 에세이를 담당한 편집자 스기타 씨가 블로그에 쓴 글을 보게 된다. 그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언제나 멋쟁이여서 동경하는 스타일리스트, 니시구치 미즈호 씨 같이 되고 싶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물어보았더니 다음 '세 가지 제안'을 해 주었다. ① 일 년 동안 여성지를 사지 않는 것 ② 일 년 동안 옷을 사지 않는 것 ③ 코디를 매일 기록하는 것 "이것들을 달성하면 정말로 소중한 것,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라고 저자는 썼다. 저자.. 2021. 2. 22.
[책 감상/책 추천] 한승혜,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책 감상/책 추천] 한승혜,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베스트셀러들을 읽고 과연 읽을 만한 책인지 정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음식도 먹어 보고 지나치게 짜다거나, 달다거나, 싱겁다거나, 조미료가 많다는 등의 지적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책에 대해서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수많은 지식인 및 출판 관계자들은 베스트셀러를 아예 책으로도 취급하지 않는다.베스트셀러를 구매하는 독자는 독자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어휴, 저런 책이나 읽다니, 이것 참 큰일이로다! 하고 통탄하고 끝날 뿐이다. 만약 정말로 어떤 책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 책이 어째서 문제인지, 무엇 때문에 그러한지를 설명해야 독자들도 납득할 것 아닌가... 2021. 2. 15.
[책 감상/책 추천] 김규진,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책 감상/책 추천] 김규진, 이 책의 저자는 공중파 TV 뉴스에서 인터뷰까지 한 적 있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알려진 레즈비언이 아닐까 한다. 그녀는 중학교 2학년 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줄곧 여성 파트너와 결혼하는 걸 꿈꿔 왔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그녀는 그렇게 했다! 일단은 미국 뉴욕에서 결혼 허가증을 받았고, 그리고 국내에서는 결혼식을 먼저 올린 후 동사무소에 혼인 신고까지 하러 갔다(결국엔 반려되었지만). 이렇게 조금도 미안해하거나 수줍어하는 기색 없이,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녀가 대한민국에서 유부녀 레즈비언으로 사는 건 어떤 것인지를 맛깔나는 에세이를 통해 보여 준다. 내가 이 책을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너무나 유쾌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커.. 2021. 1. 25.
[책 감상/책 추천] 매들린 밀러, <키르케> [책 감상/책 추천] 매들린 밀러, 를 키르케의 시점으로 다시 쓴 소설. 키르케 이야기는 다들 잘 알 테니 굳이 적지 않겠다. 나는 기존에 잘 알려진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서 다시 이야기하는(retelling) 걸 좋아하는데, 특히 진 리스(Jean Rhys)의 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마가렛 애트우드(Margaret Atwood)의 . 나는 를 이것보다 훨씬 먼저 읽어서 그런지, 이 두 작가가 텔레마코스(오뒷세우스와 페넬로페 사이의 아들)를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게 흥미로웠다. 애트우드의 텔레마코스는 아버지가 없다고 자신이 왕 행세를 하려 하며 어머니를 무시하는 개자식인데 밀러의 텔레마코스는 굉장히 예의가 바르고, 생각이 깊으며, 인간적이어서 놀랐다. 키르케가 어릴 때 아버지, 어머니, .. 2021. 1. 18.
[책 감상/책 추천] 손기은,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책 감상/책 추천] 손기은, 캬, 제목부터 기가 막힌다. 음식과 술을 전문으로 하는 에디터가 쓴 에세이인데, 역시 먹는 법을 잘 아시는 분이라 그런지 글도 맛깔스럽다. 프롤로그부터 이미 너무 웃기다. 삶은 달걀을 머리에 내리치듯 어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불쑥 들었다. 지난 11년간 GQ에서 음식과 술을 다루는 피처 에디터로 일하면서, 일종의 주접글 같은 잡지 기사와 이미지를 만들어 왔구나 하는. 나의 최애는 '음식과 술'이었고 나는 그 커다란 팬덤의 옆구리 어딘가 즈음에서 열심히 꽹과리를 치는 주접 전문 팬이었구나. "그저께 먹은 술까지도 말끔히 해장되는 맛" "입술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매운 양념" "별 양념이 없는데도 혀가 알아서 요동을 친다" "농부 같은 근면함과 대장장이 같은 노동 강도가 더해져 완.. 2021.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