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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555

[책 감상/책 추천] 임윤희, <도서관 여행하는 법> [책 감상/책 추천] 임윤희,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기도 할 정도로 책과 도서관을 사랑하는 저자가 도서관에 대해 쓴 짤막한 글을 모아 낸 것인데, 대개는 우리나라 도서관도 벤치마킹했으면 좋을 것 같은, 외국 도서관의 선례를 풍부히 담고 있다. 책에서 소개되는 외국 사례 중 내가 제일 놀랐던 것은 이거다. 저자의 동생이 미국에 살고 있어서 그곳에 저자가 놀러 간 적이 있는데, 집 뒤에 있는 식물에 노란 열매가 달렸단다. 그 열매를 몇 알 따 들고, 저자는 조카를 데리고 동네 도서관에 가서 "이거 이름이 뭐예요?"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사서 선생님이 외관으로 봐선 노란 방울토마토 같다 하더니 사무실에서 조그만 칼과 장갑, 지퍼백을 들고 나와 직접 열매를 잘라 봤단다. 그리고 열매 가운데 딱딱한 씨앗이 있는 .. 2019. 9. 6.
[책 감상/책 추천] 사노 요코, <쓸데없어도 친구니까> [책 감상/책 추천] 사노 요코, 친구인 듯한 고양이 두 마리가 그려진, 포근한 느낌의 커버를 가진 이 책은 제목이 이 책의 주제라 할 수 있겠다. 그림책으로 유명한 사노 요코는, 나도 , 같은 수필을 읽어 봤다. 이건 그녀가 다니카와 슌타로(일본의 시인, 번역가, 그림 작가)와 '친구', '우정'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참고로 책에는 말을 거는 사람(인터뷰어, 슌타로)와 대답하는 사람(인터뷰이, 요코)의 구분을 딱히 하지 않고 그냥 이야기한 순서대로 실어 놓았으므로, 읽다 보면 '잠깐, 이게 인터뷰어인가? 아니면 이거? 그럼 저건 누가 한 말이지?' 하고 다소 헷갈릴 수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인터뷰어가 다니카와 슌타로라는 사실조차 책 맨 끝에 후기에만 언급돼 있고, 책 시작.. 2019. 9. 4.
[책 감상/책 추천] 메그 월리처, <더 와이프> [책 감상/책 추천] 메그 월리처, 작년에 영화 를 감명 깊게 보고서 원작 소설은 번역되어 나오지 않나 기대하고 있다가 깜빡 잊어버렸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도서관에 갔는데 이 책이 눈에 뜨이더라! 그래서 당장 빌려 와서 읽었다. 2018/08/06 - [영화를 보고 나서] - [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Wife(더 와이프, 2017) - 위대한 여인은 왜 남편 뒤에 서기를 선택했을까 [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Wife(더 와이프, 2017) - 위대한 여인은 왜 남편 뒤에 서기를 선택했을까 [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Wife(더 와이프, 2017) - 위대한 여인은 왜 남편 뒤에 서기를 선택했을까 감독: 비욘 룬게(Björn Runge) 조 캐슬먼(Joe Castleman, 조나단 프라.. 2019. 9. 2.
[책 감상/책 추천] 어슐러 K. 르 귄,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책 감상/책 추천] 어슐러 K. 르 귄, 이 책은 SF의 거장 어슐러 K. 르 귄이 늙는다는 것,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파드, 페미니즘과 정치, 문학 등에 대한 사색을 담아 쓴 짧은 에세이들 모음집이다. 나처럼 르 귄의 대작들을 안 읽은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편히 읽을 수 있다(그녀의 책에 대한 내용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 같은 건 안 나오니까). 문장 자체가 재미있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데, 예컨대 2014년 10월에 기고된 '따라잡기, 하 하'는 이렇게 시작한다. 블로그를 놓은 지 두 달이 되었다. 여든다섯 번째 생일 전야이기도 하고 75세를 훌쩍 넘은 노인이 계속해서 눈에 띄게 활동하지 않으면 죽은 줄 여기기 십상이라 살아 있다는 티를 좀 내야겠다 싶었다. 이를테면 무덤으로부터의 손 인.. 2019. 8. 30.
[책 감상/책 추천] 이즈미야 간지, <뿔을 가지고 살 권리> [책 감상/책 추천] 이즈미야 간지, 정말 감동적으로 읽은 책이다. 제목의 '뿔'은, 병(육체적/정신적)이라든지 예민함이라든지, 아니면 자신이 가진 아픔이라든지, 어떤 것이든 남이 보기에 '비정상'이라고 여겨질 수 있을 만한, 그러나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가리킨다. '여는 글'에서 저자는 이렇게 썼다.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과는 다른 '뿔'을 가지고 태어났다. 뿔이란 우리가 우리 자신임을 보여 주는 상징이자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보물로, 태생적 자질을 말한다. 뿔은 두드러지기 마련이라 사람들은 가장 먼저 그 뿔에 관심을 갖고 화제로 삼는다. 동물로서의 습성 때문일까? 집단에서는 뿔 때문에 꼬투리가 잡히거나 놀림을 당하는 등 주위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일이 반복.. 2019. 8. 28.
[책 감상/책 추천] 나이토 요시히토, <소심해도 잘나가는 사람들의 비밀> [책 감상/책 추천] 나이토 요시히토, 평소에 소심하기로는 어디 가서 뒤지지 않는 나이기에, 도서관에서 이 책 제목을 보자마자 흥미를 느껴 빌렸다. 읽어 보니 썩 나쁘지 않다.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실용적인 충고들이 있는데, 예컨대 이런 거다.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긴장이 된다면,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도록 미리 준비해 놓으면 된다. 즉, 단조롭게 슬라이드만 읽는다는 말을 듣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발표할 수 있으면 충분히 합격이다. 프레젠테이션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도 항상 연습을 철저히 반복한 뒤에 프레젠테이션에 임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잡스 역시 그저 통째로 외운 내용을 입으로 말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긴장하지 않으려면 되도록 감정이 개입될 여지를 줄이는 것이 중.. 2019.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