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을 읽고 나서491

[책 감상/책 추천] 메리 노리스, <뉴욕은 교열 중> [책 감상/책 추천] 메리 노리스, 메리 노리스는 에서 35년간 교열 일을 맡아 온 책임 교열자이다. 별명은 '콤마 퀸(Comma Queen)'.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이 처음 가졌던 직업(공공 수영장에서 사람들 발에 무좀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 에 입사한 이야기, 그곳에서 다른 교열자들에게 배운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저자는 (당연히) he/she, 콤마, 하이픈, that/which, 대시, 세미콜론, 콜론 등, 영어 문법에 관해서도 살펴본다. 이 부분은 영어 공부에 크게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되겠으나 그래도 교양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보면 좋다. 사실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활자 중독자 또는 영어든 한국어든 간에 '틀린 건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하.. 2018. 7. 17.
[책 감상/책 추천] 주노 디아즈,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책 감상/책 추천] 주노 디아즈, 책 감상 포스트를 쓸 때 대개 본문 앞에 간단히 시놉시스를 몇 줄이라도 적곤 하는데,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다. 나는 이 책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이야기 전개가 임팩트 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도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이건 오스카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스카는 한마디로 오타쿠다. 인기 TV 시리즈 의 너드(nerd) 집단을 떠올려 보시라. 그리고 걔네들을 다 합친 것만큼의 덕력을 가진, 뚱뚱한 오타쿠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인기는 당연히 없을 것 같은 외모에, 여자에게 다가가 대사로 작업을 거는 그런 오타쿠를. 아, 깜박 잊고 말을 안 했는데, 이 오타쿠는 심지어 도미니카 출신 흑인이다. 그러니 그가 도미니카.. 2018. 7. 11.
[책 감상/책 추천] 매트 헤이그, <시간을 멈추는 법> [책 감상/책 추천] 매트 헤이그, 주인공 톰 해저드는 1581년에 태어나 현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의 장수의 비밀은? 뱀파이어도 아니고 엘프도 아니고 애너제리아(Anageria)라는 병 때문이다. 조로증이 빨리 늙는 병이라면, 이건 아주 천천히 늙는 병이다. 그는 500년 가까이 살면서 딱 한 여자만을 사랑했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과 행복하게 살았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늙지 않는 그의 정체를 괴이하게 여긴 사람들이 그의 어머니를 마녀로 여겨 죽이고 그 자신도 달아나야 했기에 아내와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행복을 뒤로 하고 그들의 곁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아내는 결국 죽었고, 딸과는 멀리 헤어지게 되며 혼자 지내게 된 톰. 그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서로를 돕는 협회 '소사이어티'에 가입.. 2018. 7. 10.
[책 감상/책 추천] 크레이그 램버트, <그림자 노동의 역습> [책 감상/책 추천] 크레이그 램버트, '그림자 노동'이란 집안일처럼 돈을 받지 않고 하는 노동을 가리킨다. 오스트리아의 철학자이자 사회 비평가인 이반 일리치(Ivan Illich)가 1981년에 발표한 에서 처음으로 설명한 개념이다. 이 책은 그림자 노동이 우리 삶에 얼마나 침투해 왔는지를 낱낱이 짚어 준다. 예를 들어 요즘 사람들은 '카약닷컴(kayak.com)' 등의 사이트를 이용해 직접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호텔스닷컴(hotels.com)' 등에서 숙박편을 예매해 직접 여행을 준비한다. 이런 사이트들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되는 정보는 제한되어 있으며 대중은 여행사 직원 등 관계자들의 정보 시스템에는 접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스스로를 여행사 직원으로 임명하고 이런 그림자 노동을 .. 2018. 7. 5.
[책 감상/책 추천] 마크 트웨인, <아담과 이브의 낙원 일기> [책 감상/책 추천] 마크 트웨인, 성경 속 최초의 인류 아담(Adam)과 이브(Eve)의 이야기의 입을 빌려 남녀의 차이를 코믹하게, 유쾌하게 풀어 낸 단편 소설이다. 말하자면 이런 짤들의 원조. 대개 여자는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가 다른 여자를 생각하는 건 아닐까 불안해하는데 남자는 알고 보니 아무 생각이 없고 완전히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밈(meme) 일기체로 되어 있는데, 아담과 이브가 얼마나 다른지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 아담의 일기: 긴 머리의 피조물은 내가 어디를 가나 거치적댄다. 그것은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거나 내 뒤를 따라다닌다. 그러는 게 나는 싫다. 나는 누구와 사귀는 일에 익숙지 않다. 그것이 좀 더 다른 동물들 곁에 머물러줬으면.. 2018. 7. 4.
[책 감상/책 추천] 미야기 아야코, <교열걸> (1~3) [책 감상/책 추천] 미야기 아야코, (1~3) 세련된 패션 센스를 자랑하는 고노 에쓰코는 패션 잡지 의 편집자가 되고 싶어서 출판사에 입사했지만 어째서인지 교열부에 배치된다. 그녀 주변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선배 요네오카, 에쓰코가 바라는 꿈의 일을 하고 있는 편집자 모리오, 작가 접대에만 바쁘고 교열 내용은 확인하지도 않는 편집자 가이즈카, 새송이버섯을 닮은 교열부 부장, 일은 열심이고 성실하지만 꾸밀 줄 모르는 후지이와 등이 있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편집부로 이동하겠다는 야심찬 꿈을 가진 그녀는 과연 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교열자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교열이란 '문서나 원고 등의 내용 가운데 잘못되거나 불충분한 점을 조사하고 검토하여 정정하거나 교.. 2018.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