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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554

[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책 감상/책 추천] 코니 윌리스, 코니 윌리스(Connie Willis)가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쓴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원제도 . 7월, 한 해의 중반에 다소 계절감 없이 이 책을 집어든 것은, 딱히 내가 크리스마스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나는 어릴 때부터 크리스마스를 좋아한 적도 없고, 지금도 크리스마스는 그저 서양인들의 축제, 그러니까 '그들만의 리그'라고 여길 뿐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첫째, 코니 윌리스를 한번 읽어 보고 싶었으며 둘째, 좋은 이야기는 주제에 상관없이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마지막으로 셋째, 이 책(과 그다음 책)이 리디 셀렉트에 있었기 때문이다. (리디 셀렉트는 리디북스에서 한 달에 일정한 금액만 내면 ebook을 10권 읽을 수 있는 서비스인데, 이 10권은.. 2018. 7. 25.
[책 감상/책 추천] 파(pha), 하지 않을 일 리스트 [책 감상/책 추천] 파(pha), 하지 않을 일 리스트 저자인 파(pha)는 일본의 '니트족(NEET족,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층을 가리키는 말)' 철학자라고 한다. 그는 명문대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으나 3년을 버티다가 퇴사, 블로그로 쓰며 슬렁슬렁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셰어하우스 '긱하우스(Geek House)'를 만들어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책을 쓰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는 '해야 할 일'이 수없이 많지만 이 책은 정반대로 '하지 않을 일'을 목록으로 만든 것이다. 크게 1장 소유하지 않을 것 리스트, 2장 노력하지 않을 것 리스트, 3장 내 탓으로 하지 않을 것 리스트, .. 2018. 7. 19.
[책 감상/책 추천] 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책 감상/책 추천] 김정선, 20년 넘게 단행본 교정 교열을 해 온 저자가 전작 에 이어 이번에는 문장을 다듬는 법을 알려 준다(부제도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이다). 저자는 뻣뻣하게 이런저런 '비문학적' 내용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전작처럼) 짧은 소설 이야기와 병행한다. 함인주라는 (가상의) 작가의 글을 고친 이야기 속 화자가 어느 날 작가로부터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하고 묻는 메일을 받는다. 화자는 다소 당황하지만 '모든 문장은 이상하고 '정상적인' 문장이란 없다. 나는 교열자로서 적어도 당신의 글에 있는 모든 문장이 일관성 있게 이상하도록 고칠 뿐이다.'라고 답장을 보낸다. 이 말에 작가는 다시 답장을 하고, 그들은 다소 철학적이기까지 한 토론에 이른다(한국어 글쓰기 책에.. 2018. 7. 18.
[책 감상/책 추천] 메리 노리스, <뉴욕은 교열 중> [책 감상/책 추천] 메리 노리스, 메리 노리스는 에서 35년간 교열 일을 맡아 온 책임 교열자이다. 별명은 '콤마 퀸(Comma Queen)'.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이 처음 가졌던 직업(공공 수영장에서 사람들 발에 무좀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 에 입사한 이야기, 그곳에서 다른 교열자들에게 배운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저자는 (당연히) he/she, 콤마, 하이픈, that/which, 대시, 세미콜론, 콜론 등, 영어 문법에 관해서도 살펴본다. 이 부분은 영어 공부에 크게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되겠으나 그래도 교양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보면 좋다. 사실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활자 중독자 또는 영어든 한국어든 간에 '틀린 건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하.. 2018. 7. 17.
[책 감상/책 추천] 주노 디아즈,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책 감상/책 추천] 주노 디아즈, 책 감상 포스트를 쓸 때 대개 본문 앞에 간단히 시놉시스를 몇 줄이라도 적곤 하는데,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다. 나는 이 책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이야기 전개가 임팩트 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도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이건 오스카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스카는 한마디로 오타쿠다. 인기 TV 시리즈 의 너드(nerd) 집단을 떠올려 보시라. 그리고 걔네들을 다 합친 것만큼의 덕력을 가진, 뚱뚱한 오타쿠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인기는 당연히 없을 것 같은 외모에, 여자에게 다가가 대사로 작업을 거는 그런 오타쿠를. 아, 깜박 잊고 말을 안 했는데, 이 오타쿠는 심지어 도미니카 출신 흑인이다. 그러니 그가 도미니카.. 2018. 7. 11.
[책 감상/책 추천] 매트 헤이그, <시간을 멈추는 법> [책 감상/책 추천] 매트 헤이그, 주인공 톰 해저드는 1581년에 태어나 현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의 장수의 비밀은? 뱀파이어도 아니고 엘프도 아니고 애너제리아(Anageria)라는 병 때문이다. 조로증이 빨리 늙는 병이라면, 이건 아주 천천히 늙는 병이다. 그는 500년 가까이 살면서 딱 한 여자만을 사랑했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과 행복하게 살았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늙지 않는 그의 정체를 괴이하게 여긴 사람들이 그의 어머니를 마녀로 여겨 죽이고 그 자신도 달아나야 했기에 아내와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행복을 뒤로 하고 그들의 곁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아내는 결국 죽었고, 딸과는 멀리 헤어지게 되며 혼자 지내게 된 톰. 그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서로를 돕는 협회 '소사이어티'에 가입.. 2018.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