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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26

[책 감상/책 추천] 카라타치 하지메, <저는 왼손잡이도 AB형도 아니지만> [책 감상/책 추천] 카라타치 하지메, 어릴 적부터 ‘남자가 되고 싶다’라고 바라 온 한 일본인 일러스트레이터의 솔직한 이야기. 종이책 기준 140쪽밖에 되지 않는 짧은 만화이지만 저자가 왜 남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지를, 그리고 오랜 숙고 끝에 자신은 남자가 되고 싶었다기보다는 ‘남자 아니면 여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는 것을 어떻게 깨달았는지를 담담히 잘 풀어냈다. 저자는 이렇게 썼다. “여성인 건 숨기고 싶다. 남성으로 보이면 기쁘다. 그럼 ‘나는 남자다’라고 확언할 수 있을까? 남자가 되면 해결될까? 이것이 ‘좋아! 돈 모아서 남자(완전체)가 되자!’를 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신체 성별에 위화감을 느끼며 자라왔기에 수술을 했는데, 막상 수술하고 나니 신체 성별을.. 2023. 8. 18.
[책 감상/책 추천] 송동화, <산부인과툰> [책 감상/책 추천] 송동화, 실제 산부인과 의사인 저자가 그리고 쓴 웹툰 ‘산부인과툰’의 단행본 버전. 이 책을 밀리의 서재에서 만나기 전까지는 이런 만화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최근에 내가 인터넷에서 본 짤(’지적 장애 여성과 산부인과 썰’)이 여기에서 나온 거였다. 아무래도 산부인과 의사가 직접 그리는 거다 보니까 거짓 없는, 루머 아닌 진짜 의학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장점이고, 그림체도 아기자기 귀여워서 보는 맛이 있다. 박장대소까지는 아니더라도 밈을 활용하는 센스가 있어서 소소하게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얻은 최고로 유용하고 삶에서 직접적으로 와닿는 의학 정보라면, 30대 전후로 생리량이 급격히 준다는 것. 10대 때처럼 생리를 많이 하면.. 2023. 8. 11.
[책 감상/책 추천] 주쓰, <내일은 갓생> [책 감상/책 추천] 주쓰, ‘다운타운믹스주쓰’ 월드의 캐릭터들이 중독에서 벗어나려 ‘수요일의 중독자 치료 모임’에 모여 서로 각자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각 캐릭터가 한 명씩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일 중독, 인터넷 쇼핑 중독, 포토 카드 수집 중독 등 현대인이 하나씩 가지고 있거나 최소한 공감할 만한 중독 이야기다. 어떤 이야기는 슬프기도 하고(’먼지’의 중독은 우울증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다소 고어하기도 하며(빵 반죽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피어싱을 한 핫도그 이야기), 어떤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해피 엔딩으로 끝나기도 한다. 그래도 여기 모인 이들의 꿈은 하나다. 내일은 ‘갓생’을 사는 것. 뭐 돈을 많이 벌고, 효율.. 2023. 6. 30.
[책 감상/책 추천] 압듈라,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책 감상/책 추천] 압듈라, 별 생각 없이 약간 뇌를 비우고 볼 수 있는 만화를 찾다가 이걸 발견했다. ‘해부학 만화’라서 뇌를 놓고 보기에는 적절하진 않지만 괜찮다. 어차피 나는 평소에도 뇌를 그렇게 많이 쓰지 않으니까. 제목 그대로 뼈, 근육, 신경 등을 한 겹씩 ‘까면서’ 보는 해부학 서적인데 만화 형태로 되어 있다. 기초적인 지식이라 의학이나 필라테스나 헬스 등 체육 전공자들 수준으로 아주 깊진 않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분명 비전공자들은 살면서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했을 다양한 뼈와 신경, 근육의 이름들이 홍수처럼 터져 나온다. 분명 나는 이걸 다 읽었는데 머리에 남는 게 없다(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평소에도 뇌를 많이 쓰지 않는다). 의대생들이나 체육 전공자들은 도대체 이 낯선 해부학 용어들을.. 2023. 5. 19.
[책 감상/책 추천] 쿠제 가쿠, <우라미치 선생님 1-7권> [책 감상/책 추천] 쿠제 가쿠, 최근 나는 일하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등 편히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풀 겸, 주말에 만화를 읽었다. 쿠제 가쿠의 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짤을 통해 조금 알고 있었고 리디 북스에서 맛보기로 1화를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재 나와 있는 일곱 권을 한번에 다 사서 보기엔 내가 이걸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어차피 뭐, 선물받은 문화 상품권도 있겠다, 일단 큰맘 먹고 질렀다. 그리고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은 어른들을 위한 만화라 불러도 될 것 같다. 아래 짤을 보면 대충 감이 오겠지만, 이 만화를 웃기게, 그리고 동시에 슬프게 만드는 것은 주인공 우라미치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이다. 오모.. 2023. 5. 17.
[책 감상/책 추천] 시미즈 메리, <블랙 기업의 사원이 고양이가 되어 인생이 바뀐 이야기 1, 2권> [책 감상/책 추천] 시미즈 메리, 솔직히 이 만화책에 대해 포스트를 쓰기 전에 고민했다. ‘만화책을 읽은 걸 독서 기록에 올려도 되나? 그런 식으로 하면 만화책은 하루에 열 권도 읽을 수 있는데, 읽은 책 권수 늘리려는 속셈 아니냐는 소리를 들으면 어떡하지?’ 하지만 내가 감히 뭐라고 무엇이 ‘바람직한’ 독서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독서인지 게이트키핑(gatekeeping)한단 말인가. 그냥 각자가 좋아하는 거 읽으면 되지. 나는 그래서 ISBN이 있고 국립중앙도서관 웹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도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거면 다 책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자, 그러니 만화책도 책이냐는 논쟁은 이렇게 마무리하겠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때로는 빵도 먹어 줘야 하고 면도 먹어 줘야 한다. 나.. 2023.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