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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87

[책 감상/책 추천] 강성은 외 7인, <바리는 로봇이다> [책 감상/책 추천] 강성은 외 7인,   기존 설화/동화를 현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쓴 단편소설들 모음. 강성은, 김미월, 김유담, 김현, 박서련, 배예람, 오한기, 조예은 등 작가 8명이 참여했다.각 작품을 소개하기 전에 전반적인 평을 내리자면, 모든 작품이 공통적으로 가진 현대 동화 같은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이런 앤솔러지가 대체로 그러하듯 개인 취향과 작가의 역량에 따라 좋은 작품, 마음에 드는 작품과 별로인 작품이 극명하게 나뉜다. 대체적으로 고만고만하게 괜찮거나 고만고만하게 별로인 앤솔러지는 잘 못 봤다. 이제 한 편씩 소개를 하자면, 일단 내가 좋아하는 박서련 작가의 작품이자 표제작이기도 한 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바리데기 설화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59명의 로봇 공학 박사들이 심혈.. 2025. 4. 7.
[책 감상/책 추천] 양귀자, <모순> [책 감상/책 추천] 양귀자,   솔직히 이토록 유명하고 호평을 받았으며, 아직까지도 널리 읽히는 소설에 대해 리뷰를 쓰기가 좀 그렇다. ‘남들 다 좋다는데 내가 이걸 이해를 못해서 별로라고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오해는마시라. 사실 이 작품 자체가 별로다, 못 썼다는 뜻이 아니라 나랑 딱히 주파수를 공유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거니까. 내가 공감하기 어려워하는 상황을 다루는 소설이라 그런가? 주인공 안진진은 지금 두 갈래 길에 놓여 있다. 두 명의 남자가 그녀에게 구애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명은 김장우라는 감성 넘치는 사진작가로, 사정이 어려운 형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을 거의 자신의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형의 양말을 빨아 줄 수 있어서 기쁘다.. 2025. 4. 4.
[책 감상/책 추천] 과달루페 네텔,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 거야> [책 감상/책 추천] 과달루페 네텔,   작년 내 독서 챌린지 중 하나가 ‘스페인﹒중남미 문학 읽기’였더랬다. 그래서 읽을 만한 책들을 여럿 발굴했는데, 그때 보관함에 넣어 두고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생일을 맞이해 친구가 생일 선물로 뭘 원하는지 넌지시 묻기에 책을 달라고 했고, 이 책의 링크를 전송 후 이북으로 선물받았다.이 책의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줄거리를 소개해 드리겠다. 이 소설의 화자는 라우라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젊은 시절에 프랑스에서 유학했고, 지금은 멕시코로 돌아와 학업(논문 쓰기)을 계속하며 자유롭게 사는 비혼 여성이다. 남자 친구와 헤어진 후 나팔관을 묶는 피임 시술을 받는다. 라우라에게는 알리나라는 절친이 있는데, 그녀도 라우라처럼 아이를 원치 않았지만 남편 아우.. 2025. 4. 2.
[책 감상/책 추천] 정대건, <GV 빌런 고태경> [책 감상/책 추천] 정대건,    속았다. 제목은 흥미진진해 보이지만 내용은 완전히 별로다. 이 글은 책 리뷰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반박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곧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GV’는 ‘Guest Visit’의 약자로, 영화 상영 후 감독이나 평론가를 초빙해 그 영화에 대한 분석과 설명을 듣고, 관객이 질문할 수 있는 상영 이벤트를 뜻한다. 이때 종종 한 관객(대체로 남성)이 “일단 영화 잘 봤고요”라는 말로 시작해 마치 자신이 대단한 감독 또는 평론가인 양, 영화에 대한 평가를 늘어놓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악당’ 같은, 차라리 전설 속 인물이었으면 좋을 것 같은 민폐 관객을 흔히 ‘GV 빌런’이라고 부른다. 이 소설은 그런 GV 빌런.. 2025. 3. 26.
[책 감상/책 추천] 이디스 워튼, <징구> [책 감상/책 추천] 이디스 워튼,   로 가장 유명한 이디스 워튼의 단편소설 모음집. 표제작인 , , , 그리고 까지 딱 네 편이 들어 있다. 네 편 모두 끝부분에 반전이 있다(반전의 크기는 작품마다 다르지만). 반전의 크기로 치면 , , , 그리고 이 정도인 듯.는 특히 반전이 중요해서 아주 간단하게만 설명하겠다. 교호양이 있다는 부인들이 모인 ‘런치 클럽’에 당대의 유명 작가인 오즈릭 데인이 초대를 받는다. 이 작가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고 부인들은 수선을 떤다. 개중에 런치 클럽 회원들에게서 별로 (교호양을) 인정받지 못하는 로비 부인만이 자기는 그의 작품을 못 읽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다른 부인들은 데인 앞에서 어떤 주제로 말을 이어나가야 할지 주저하고 있는데, 로비 부인이 ‘징구’라는 말을.. 2025. 3. 17.
[책 감상/책 추천] 문지혁, <중급 한국어> [책 감상/책 추천] 문지혁,   얼마 전에 리뷰를 썼던 의 후속작. 전작에서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쳤던 ‘문지혁’은 이제 한국으로 귀국해 국내 모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게 된다. 게다가 아내가 된 지혜와의 사이에서 아이도 생긴다. 이제 아이도 돌보고 강의도 하면서 살아가는 문지혁은 여전히 ‘애매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소소한 유머 감각을 빛낸다. 전작과 이렇게 이어지는 느낌이 드는 게 좋달까. 예를 들어서 이런 거. 지혁은 글쓰기 강의에서 서사의 기본 구조인 ‘여행’을 설명한다. 일상에서 비일상으로 갔다가 반원을 그리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여행. 여행을 끝마친 영웅은 이전과 같지 않다. 이전의 영웅이 A였다면 돌아온 A는 A’가 되어 있다(참고로 이런 스토리텔링의 기본 골자가 궁.. 2025.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