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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기160

[책 감상/책 추천] 클레어 L. 에반스, <세상을 연결한 여성들> [책 감상/책 추천] 클레어 L. 에반스,   기술 혁신의 현장에 여성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선봉에 서 있었던 여성들의 업적을 꼼꼼히 다룬 논픽션이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여성들 이외에, 아파넷(ARPANET)을 관리한 엘리자베스 ‘제이크’ 파인러나 세계 최초로 여성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한 스테이시 혼 등, 비교적 덜 알려진 여성들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훌륭하다.솔직히 이 책을 읽는 게 쉽지는 않았다. 단순히 분량이 (종이책 기준) 464쪽으로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였던 에이다 러브레이스나 컴파일러를 만든 그레이스 호퍼처럼 유명한 여성들은 그래도 내가 이곳저곳에서 이름을 들어 봤고 짧게라도 그 역할에 관해 들어 봤기 때문에, 읽어내기가 쉬웠다. 단순히 그들의 .. 2024. 6. 21.
[책 감상/책 추천] Jenny Lee, <Anna K: A Love Story> [책 감상/책 추천] Jenny Lee,   톨스토이의 명작 를 현대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러브 스토리로 각색한 청소년 소설. 특이점이 있다면 원작 의 안나와 오블론스키 공작(스티바, 안나 카레니나의 오빠)에 해당하는 두 캐릭터가 이 소설에서는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설정이다. 사실 나도 이 점에 흥미를 느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거지만.일단 에 해당하는 인물의 이름과 관계를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로 나오는 이름이 내 캐릭터 이름이고, 그 다음에 ‘/’ 이후에 나오는 이름이 그에 해당하는 원작 인물의 이름이다.에서도 원작 인물들과 이름은 대략 비슷하다. 안나와 스티븐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아마도 김 씨?), 극 중에 이에 대한 언급도 종종 등장한다. 잘나가는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의 아들딸이라 옷.. 2024. 6. 17.
[책 감상/책 추천] 권남희, <스타벅스 일기> [책 감상/책 추천] 권남희,    이후 또 재미있게 읽은, 일본 문학 번역가 권남희 님의 에세이. 저자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작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매번 시켜 먹은 음료와 그날 스타벅스에서 있었던 일을 일기처럼 기록해 두기 시작했는데, 그게 모여서 이렇게 책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이 콘셉트로 소설을 쓰려고 했는데 에세이 형식으로 바뀌었다고.스타벅스라는, 이제는 한국인들에게에 익숙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이 소소하게 재미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떠들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 떠드는 내용도 참으로 가지각색이다. 저자는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친절을 나누기도 하고, 텀블러를 깜박 잊고 가져오지 않아 에코별을 적립하지 못해 아쉬워하기도 한다. 스타벅스 음료를 많이 마셔 본 분들은 .. 2024. 6. 14.
[책 감상/책 추천] 박서련,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책 감상/책 추천] 박서련,   박서련 작가의 단편소설 모음집. 이전에 이 작가의 를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그래서 이 책도 펼쳐 봤는데, 와우… 각 단편소설의 소재가 아주 자극적이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초등학생 아들보다 게임을 잘하는 엄마아이의 반에 당신이 사는 아파트보다 좋은 집에 사는 아이는 없다. 당신의 남편보다 좋은 차를 타는 아버지는 없다. 당신 어머니는 당신이 자라면서 겪어야 했던 일들에 책임 있게 나서 준 적이 없었고, 아버지의 경우는 굳이 떠올리고 싶지도 않지만 쥐어짜려야 쥐어짜 낼 기억조차 없다. 따라서 당신이 아이를 위해 하는 모든 일은, 어쩌면 아이를 위하는 그 이상으로 당신 자신을 위하는 길이기도 했다. 열두 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 2024. 6. 12.
[책 감상/책 추천] 멀리사 모어, <HOLY SHIT: 욕설, 악담, 상소리가 만들어낸 세계> [책 감상/책 추천] 멀리사 모어,   아시다시피, 제목으로 쓰인 ‘holy shit’은 ‘아이고, 이런, 빌어먹을’ 정도로 쓰이는 상스러운 말이다. 이 책은 영어의 상스러운 소리가 가진 풍부한 세계를 탐구한다. 상스러운 소리라 하면 일단 서약어(”by God’s bones”), 외설어(성기처럼 외설적인 신체 부위를 가리키는 말), 비속어(’shit’), 인종 비하어(’n****r’)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저자는 고대 로마 시대에서 시작해 기독교가 퍼져나가던 시기, 중세, 르네상스 시대, 빅토리아 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에 꽃피었던(?) 상스러운 소리를 당시 시대적 특징과 연관지어 설명한다. 예를 들어, 기독교가 자리잡던 시기에는 기독교의 신인 야훼가 당시 히브리인들이 믿던 신들(비바람.. 2024. 6. 10.
[책 감상/책 추천] 로라 베이츠, <인셀 테러> [책 감상/책 추천] 로라 베이츠,   비자발적 독신, ‘인셀’들을 낱낱이 분석하고 그들에 대항할 방법을 탐구한 책. 저자 로라 베이츠는 잘 알려진 페미니스트 작가로 여성 혐오자들에게 성폭력 및 살해 위협을 받았는데도 이에 지지 않고 이 책을 써냈다.일단 ‘인셀’로 대표되는 여성 혐오자들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는 게 참 놀랍고 한심했다. 우선 ‘왜 나랑 안 자 줘 빼액’ 하는 인셀들이 있고, 여성 혐오적인 발언과 행동(사이버 불링 등)로 신자자의 영력 을키우는 인플루언서, 여자들과 공존하기를 아예 거부하는 믹타우(MGTOW, Men Going Their Own Way), 여성을 오직 성관계의 목표이자 대상으로만 보는 소위 ‘픽업 아티스트’ 등등. 저자는 이들을 지칭하는 넓은 용어로 ‘매노스피어(manos.. 2024.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