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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555

[책 감상/책 추천] 데이비드 엡스타인,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책 감상/책 추천] 데이비드 엡스타인, 오랜만에 논픽션을 읽었는데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었다. 저자가 열심히 자료를 조사해서 쓴 게 티가 나고, 흥미로운 일화와 실험 결과가 풍부하다.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도 고무적이고. 일단 책의 부제목("전문화된 세상에서 늦깎이 제너럴리스트가 성공하는 이유")이 말해 주듯, 이 책은 '일찍 시작해 한우물만 판 스페셜리스트'가 되기보다는 '이런저런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한다. 서문에 등장하는 예를 빌리자면, 타이거 우즈처럼 되는 것보다 로저 페더러처럼 되는 것이 더 이 시대에 적절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흔히 이과든 문과든 예체능이든 일찍 진로를 정해서 거기에 올인을 해서 평생 그 분야의 경험을 쌓는 것이 이상적이.. 2021. 9. 3.
[책 감상/책 추천] 엘리,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 [책 감상/책 추천] 엘리, 솔직히 전체평부터 하자면, 저자의 이전 책보다 못하다. 엘리라는 작가 이름을 보고 "오, 나 예전에 이 저자의 재미있게 봤는데!" 하고 별 걱정 없이 대여했다. 그런데 음... 책의 주제가 '연애하지 않을 권리'에서 '결혼하지 않을 권리'로 옮겨갔을 뿐이고 그 사이엔 큰 간격도 없는데 왜 이렇게 예전 책만큼 재미가 없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이번 책도 저번 책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에 미리 연재되었던 글들을 바탕으로 쓰였는데, 저번 것이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한 글이었고 이번 것은 네이버 연애﹒결혼 판에 연재한 글이었다. 둘 다 예전 글을 바탕으로 정리한 책인데 왜 이번 책은 저번 책보다 별로인지 모르겠다. 오해는 마시라, 나도 비혼이라는 아이디어에 찬성이고 비혼을 선택한 이들이 왜.. 2021. 8. 27.
[책 감상/책 추천] 도널드 커시, 오기 오거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약의 탐험가들> [책 감상/책 추천] 도널드 커시, 오기 오거스, 저자들은 역사 속에서 제일 기억할 만한 신약 열두 가지를 꼽아 이 약들이 어떻게 개발되었는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내용은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고 또 흥미롭다. 읽기만 해도 과학 분야의 교양을 쌓는 느낌이 들어서 아주 뿌듯하다. 책을 읽기 전, 신약을 만드는 데 물론 행운이 필요할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인간관계가 중요한 줄은 몰랐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의약품이 최신 장비를 갖춘 실험실에서 비범한 과학자들이 애를 써서 찾아낸 최첨단 발명품이라고 생각한다. 신약 발견에 일급 과학자가 필요하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기술적인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팀워크와 협동도 뛰어난 과학만큼은 아니지만.. 2021. 8. 9.
[책 감상/책 추천] 딜루트,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 [책 감상/책 추천] 딜루트, 오랜만에 리디셀렉트에서 정말로 보석 같은 책을 만났다. 자고로 리디셀렉트 같은 플랫폼의 장점은 분명 내가 흥미롭게 여길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 검색력이 좋지 않거나 최근 출판계 소식 업데이트가 재깍재깍 되지 않아 만나 보지 못할 책들을 대신 모아 주어 나에게 들이밀어 주는 데 있다 하겠다. 그리고 이번에 리디셀렉트가 그 목표를 정확히 이루었다. 여성 게이머가 쓴 국내 게임판에 대한 비판과 평가라니! 정말 내가 너무나 읽고 싶어 했던 그런 종류의 책을 접하게 되어 너무 기뻤다. 내용도 실망스럽지 않다. 나는 여성주의에 관심이 있지만 게임은 잘 플레이하지 않는데, 저자가 나 대신 다 해 보고 이야기해 주니 얼마나 감사한가. 사실, 게임을 잘 모르는 나도 '여성용' 또는 '전연령.. 2021. 6. 28.
[책 감상/책 추천] 조경숙, <아무튼, 후드티> [책 감상/책 추천] 조경숙, '후드티'라니? 책의 소재가 참 일상적이면서도 신기하다. 이런 경험은 작가 구달의 이후 처음인 듯. 2020.01.31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오늘 리뷰를 쓸 책은, 내가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한 책 의 저자 구달이 쓴 시리즈의 한 편이다. 2019/10/04 - [책을 읽고 나서] eatsleepandread.xyz 그래서 흥미로워하며 읽어 보았는데, 후드티 하나에 이런 다양한 의미를 담을 수 있구나, 하고 놀랐다. 후드티의 짱팬, 그야말로 후드티가 제2의 피부라 할 수 있는 저자에게 후드티는 (이 에세이의 꼭지 개수인) 열한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 2021. 6. 21.
[책 감상/책 추천] 시루, <시루하루> [책 감상/책 추천] 시루, 나는 몰랐는데 이미 트위터에서 인기 있으신 '시루'라는 작가님이 그린 본인 가족 일상을 그린 만화를 책으로 엮은 게 바로 이거다. 나는 리디셀렉트에 있길래 그냥 귀여워 보여서 골랐을 뿐인데! 서열 3위 장녀 '시루', 희미한 분위기의 인싸 차녀 '제로', 그리고 막둥이 남동생 '주노'. 이렇게 셋이 메인이고 가끔 소녀 같으신 엄마와 후덕한 아빠 캐릭터도 등장한다. 엄청나게 특별하게 배꼽 빠지는 에피소드는 없는 것 같은데 하나하나가 그저 다 귀엽고 사랑스럽다. 내가 원래 화목한 가족에 어떤 환상 같은 게 있는 사람이 아닌데, 이걸 보는 동안만큼은 나도 형제자매가 더 있었으면 좋겠고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덮고 난 후에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ㅋ.. 2021.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