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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555

[책 감상/책 추천] 류희주, <병명은 가족> [책 감상/책 추천] 류희주, 주로 가족과의 관계에서 유래한 정신병, 즉 알코올 의존, 거식증, 망상장애와 치매, 지적장애, 조현병, 공황장애, 사회공포와 우울, 신체증상장애를 다루고 있기에 제목이 잘 어울린다. 이 중에 마지막 신체증상장애는 저자의 이야기인데 딱히 가족과는 큰 관계가 없어서 이건 조금 제목에서 벗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흥미를 유발하게 잘 지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심리학 서적은 언제나 잘 팔리고 정신과 의사가 직접 쓴, 각종 정신병에 대한 논픽션도 인기가 있는 듯하다. 나도 정신과 의사가 자기 환자의 정체가 다 드러나게 실제 사례를 갖다 쓰는 게 아니라면야, 정신과적 지식을 나누기 위해 자신이 본 사례를 소개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이 책에서 드러난 저자의 태도가 약간 우려스럽.. 2021. 4. 2.
[책 감상/책 추천] 오드 메르미오, <나의 임신중지 이야기> [책 감상/책 추천] 오드 메르미오, 프랑스의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오드 메르미오가 젊을 적 받았던 임신중지 시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장르는 그래픽 노블이라고 되어 있는데, '소설'은 아니고 그냥 만화로 그린 회고록이나 에세이에 가깝다. 어쨌거나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또는 앞부분은 메르미오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부분이고 두 번째, 또는 뒷부분은 그녀가 만난 의사 겸 작가 마르탱 뱅클레르(필명. 본명은 마크 자프란)가 보고 느낀 관점을 다룬다. 전자는 실질적으로 임신중지 경험을 한 여성의 시점이라서 좋고, 후자는 그런 여성들을 돕고자 애쓰는 (남성) 의사의 관점이라서 서로 보충, 보완해 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저자, 그러니까 메르미오가 애초에 아이를 원하지 .. 2021. 3. 24.
[책 감상/책 추천] 아민더 달리왈, <우먼월드: 여자만 남은 세상> [책 감상/책 추천] 아민더 달리왈, 이 만화는 '세상에서 남성이 사라진다면 여성은 어떻게 살까?'라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유전적 이상으로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남성들이 더 이상 태어나지 않게 되었고, 마침내 지구상의 마지막 남성이 죽고 나자 세상에는 여성들만 남게 되었다. 이게 이 만화의 기본 설정인데, 그렇다고 해서 이 여자들이 남성의 유전자를 어떻게든 되돌리려고 노력하는가? 아니다. 남자들 없는 삶에서 슬퍼하고 남성들을 그리워하나? 아니다. 그들은 그냥 재밌게 산다. 나는 처음에 이제 이들이 남성이 없는 세계에서 혼란과 불안을 느끼거나, 어떻게든 남성이라는 존재를 부활시키려고 노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화의 내용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여성들만 있는 세상, '비욘세의 허벅지'라는 이름을 가.. 2021. 3. 19.
[책 감상/책 추천] 마크 포사이스,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책 감상/책 추천] 마크 포사이스, 제목 그대로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인 저자가 각 단어에 관한 재미있는 어원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디서 이런 걸 배운 걸까 싶고 너무 신기하다. 나름대로 영어 공부 좀 하고 전공까지 한 나도 몰랐던 게 참 많다. 일단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저자의 덕후스러움과 재미있는 말재주를 (번역도 잘됐다) 볼 수 있다. 대략 친구에게 비스킷의 어원(프랑스어로 '두 번 구웠다'라는 뜻의 'bi-cuit'에서 왔다)을 설명해 주다가 바이섹슈얼, 마조히즘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설명하는 흐름으로 이어졌고, 마조히즘이 자허마조흐라는 소설가 이름을 따서 만든 걸 알았느냐고 물었다는 맥락이다. 친구는 자허마조흐라는 사람 몰랐고, 알고 싶지도 않고, 지금 자기 소원은 비스킷 좀 마음 편히 먹는 .. 2021. 3. 12.
[책 감상/책 추천] 대니얼 키스, <앨저넌에게 꽃을> [책 감상/책 추천] 대니얼 키스, 와, 이거 감동 소설이라고 했던 사람 누구냐. 이렇게 대실망쇼인 책도 오랜만이다. 내 친구가 이거 읽고 끝에 울었다고 하면서 나에게 선물로 이걸 주길래 읽어 봤는데... 친구가 준 게 아니었다면 정말 내가 평생 이걸 읽을 일은 없었을 텐데... 내용은 간략하다. 7세의 지능을 가진 지능 발달 장애인 찰리는 지능을 높여 주는 수술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되고 나서 다시 지능이 재빠르게 상승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능이 퇴화하게 된다. 그간 일어나는 일들이 찰리의 '경과 보고서' 형태로 묘사돼 있다. 책이 생각할 거리를 주는 건 있다. 지능과 인성은 무슨 관계일까? 지능이 낮으면 찰리가 그랬던 것처럼, 남이 자신에게 해꼬지를 해도 그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웃는 낯으로 대하.. 2021. 3. 1.
[책 감상/책 추천] 마쓰오 다이코, <옷장은 터질 것 같은데 입을 옷이 없어!> [책 감상/책 추천] 마쓰오 다이코, 저자는 패션을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친구의 한마디를 계기로 100일간 옷을 사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그 경험과 이로 인해 얻은 경험을 정리한 책이 바로 이것이다. 저자는 어느 날, 자신의 첫 에세이를 담당한 편집자 스기타 씨가 블로그에 쓴 글을 보게 된다. 그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언제나 멋쟁이여서 동경하는 스타일리스트, 니시구치 미즈호 씨 같이 되고 싶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물어보았더니 다음 '세 가지 제안'을 해 주었다. ① 일 년 동안 여성지를 사지 않는 것 ② 일 년 동안 옷을 사지 않는 것 ③ 코디를 매일 기록하는 것 "이것들을 달성하면 정말로 소중한 것,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라고 저자는 썼다. 저자.. 2021.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