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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498

[책 감상/책 추천] 로버트 H. 프랭크,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책 감상/책 추천] 로버트 H. 프랭크, 저자 로버트 H. 프랭크는 코넬대 경영대학원 헨리에타 존슨 루이스 경제학 석좌 교수이다.이 책에서 그는 '행운이란 과연 얼마나 중요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이 질문은, 각 개인이 가지는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 준다.보수주의자라면 성공이란 100% 개인의 노력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진보주의자는 (개인의 노력을 폄하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인생에서 행운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제대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책 제목에서 이미 짐작했겠지만, 저자는 후자에 속한다. 나도 인생은 '운칠기삼'이라고 믿는 사람이기에 이 책의 제목만 보고도 몹시 끌렸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다. 저자는 책에서 이런 질문을 한다. 포.. 2018. 12. 31.
[책 감상/책 추천]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책 감상/책 추천] 김영민,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경향일보 칼럼으로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얻은 김영민 교수의 칼럼집이다.나도 이 칼럼을 아주 재미있게 읽어서 이 책이 나오자마자 바로 전자책으로 구입해 읽었다.책은 크게 1부 일상, 2부 학교, 3부 사회, 4부 영화, 5부 대화의 구조로 되어 있다.1부와 2부까지는 정말 배 찢기게 웃기고 살짝 감동까지 받을 수 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소한 일들 또는 사건들에서 얻은 깨달음을 정말 유머러스하게 잘 표현했다. 나는 특히 가 제일 찡하더라. 1부와 2부는 정말 다 유쾌해서 어디 버릴 꼭지가 하나도 없다. 그런데 주제가 '사회'인 3부에서부터 슬슬 진지해지기 시작해 웃음기가 슬며시 사라진다.4부에는 저자가 1998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에.. 2018. 12. 26.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연애하지 않을 자유>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三抛)' 세대 때문에 출산율도 1명 이하로 낮아진 이 시대에, 아직도 이들이 포기한 그 세 가지를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대개 우리의 친구, 친척, 또는 지인의 얼굴을 하고서 "근데 너 왜 연애 안 해?"라며, 일단 (그다음에 이어질 고난을 위한) 제1관문을 왜 통과하지 못하느냐며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한다. 연애를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라고 여러 번 말을 해도 알아듣지를 못하니 이길 자신이 없다. 그들 머릿속에서 모든 이들은 재생산을 위해 짝을 짓는 게 너무나 당연한 세상의 진리이다. 그건 개인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런 이들의 독촉에 질린 저자는 '비(非)연애주의자'들을 위한 잡지 를 펴낸 1인 편.. 2018. 12. 21.
[책 감상/책 추천] 가키야 미우,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 [책 감상/책 추천] 가키야 미우, 40대의 여인 가요코는 어느 날 남편이 뇌졸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사랑은 이미 오래전 식었고 이혼도 생각해 본 적 있지만, '꼭 이혼해야 할 결정적인 이유가 없었'기에 그저 살아왔던 가요코와 남편. 남편의 죽음보다 회사 일이 더 걱정되는 가요코는 거의 멍한 상태에서 장례식을 치른다. 남편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도 잠시, 남편의 유골 항아리와 불단은 집에 들이고 나자 사오리라는 낯선 여인과 남편의 마지막을 지켜 주었던 직원이 분향을 드리러 온다. 낯선 여인은 죽은 남편과 모종의 관계가 있었던 듯하다. 중년의 나이에도 청초해 보이는 그녀. 그들이 떠난 후 남편의 물건을 살펴보니 매달 사오리에게 조금씩이나마 송금한 기록이 나온다. 가요코는 이 둘이 애인이었을 것이라.. 2018. 12. 17.
[책 감상/책 추천] 영주, <며느리 사표> [책 감상/책 추천] 영주, 결혼 이후 23년간 며느리 노릇을 한 저자가 어느 날 '며느리 사표'를 내고 며느리를 그만두기로 한 날을 시작으로, 그 전부터 저자가 어떻게 며느리가 아니라 한 여성, 한 인간으로 존중받으며 살고 싶었는지를 이야기하는 에세이집이다. 그간 열심히 며느리 노릇을 한 덕분이었을까, 마침내 '며느리 사표'를 내자 저자의 시부모님은 의외로 덤덤하고 차분하게 받아 주신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일단 저자가 시부모님을 좋은 분들이라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또 독자인 내가 봐도 좋으신 분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어머님이 당신이 이 집에 처음 시집 왔을 때 당신의 시어머님, 즉 저자의 시할머님에게 얼마나 구박을 받았는지 푸념을 하는 장면 등저자가 며느리로서 고생하는 모습이 많이 묘사되어 .. 2018. 12. 14.
[책 감상/책 추천] 조성우,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책 감상/책 추천] 조성우, 이 책은 '지난 18년간 법조인으로서의 삶을 묵묵히 걸어온' 변호사가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담은 책이다. 문유석 판사의 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법정이라는 곳은 생각보다 구구절절한 사연이 많은 곳이며 사람들은 우리 생각보다 이성적이지도 않고 부당하다는 느낌, 억울한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법에 의지하는 것 같다(물론, 사람들이 100% 이성적일 수도 없으며, 그런 것이 이상적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변호사든 판사든 온갖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 그들의 속사정을 들으면 참 가슴이 쓰리면서 혼란스러울 거 같다. 예컨대 A가 착하고(이 말 자체가 너무나 자의적이고 모호하긴 하지만) B가 일방적으로 나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좀 더 자세히, 깊이 알고 보니 B가 A를 고소할 만.. 2018. 12. 12.